"건강미 넘쳐" vs "성인잡지냐" 이영지 '보디 프로필' 화보 갑론을박

윤슬기 2022. 1.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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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일간 식이조절·운동으로 다져진 몸 뽐낸 이영지
'보디 프로필' 화보 "의지 대단하다" 호평 일색
"성인잡지 아냐?" 일부서 과한 노출 등 지적도
지난 2일 래퍼 이영지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체중감량 후 촬영한 보디 프로필 사진을 공개했다./사진=이씨 인스타그램 캡처.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래퍼 이영지 씨의 보디 프로필 사진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보디 프로필은 운동으로 가꾼 자신의 몸 사진을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해 보관하거나 자기 홍보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화보에 담긴 이 씨 표정이나 자세가 성인 잡지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최근 건강 관련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는 체중감량과 근육량 증가 등을 목표로 하는 '프로틴스 101'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일정 기간에 다이어트 및 운동으로 몸을 관리하고 보디 프로필 촬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취지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출연자는 이 씨, 래퍼 래원씨, 방송인 홍석천 씨 등 6명으로 모두 보디 프로필 촬영을 마쳤다. 주목받는 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래퍼 이 씨다.

체중감량 등을 목표로 한 '프로틴스 101'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래퍼 이영지씨가 운동을 하던 중 헬스 트레이너가 운동 강도를 높이자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 캡처

이씨는 '피지컬갤러리'를 통해 이번 다이어트 과정을 공개했다. 약 석 달 간 닭가슴살과 잡곡밥 위주의 식사, 강도 높은 운동 등을 이어갔다.

'배고픈 이영지의 광기의 브이로그'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이씨는 헬스트레이너가 기구에 무게를 추가하자 "저 죽어요"라며 높은 강도의 운동이 힘들다 호소하거나, 줄지 않는 체중계를 주먹으로 치는 등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몸 관리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씨는 배달 음식을 끊고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체중 10㎏가량 감량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 1월 20살이 된 뒤 다이어트에 성공한 모습으로 등장해 관심을 끈 바 있다. 2019년 Mnet '고등래퍼' 우승자로 이름을 알린 그는 편안해 보이는 '트레이닝 패션'이 특징이었지만 체중감량 후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화보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1월 다이어트에 성공한 래퍼 이영지씨가 같은 해 3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화보를 찍고 있는 현장을 공개했다./사진=이씨 인스타그램 캡처

당시 이씨는 패션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과 이미지 변신 때문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 불규칙한 생활을 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체력이 부족해 일할 때도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또 '고등래퍼'로 연예계에 데뷔해 굳혀진 '학생 이미지'를 탈바꿈하겠다는 의도로 다이어트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보디 프로필을 찍은 이씨는 다이어트 전과 비교해 상당히 달라진 모습으로 관심을 끌었다. 101일간의 일정이 담긴 '프로틴스 101'의 마지막 영상은 공개 4일만에 조회수 217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영상을 본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이씨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많은 사람이 철저한 자기관리로 몸을 가꾼 이씨의 의지가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속옷으로 보이는 노출이 심한 의상을 착용한 채 멍한 표정으로 찍은 보디 프로필 사진이 성인잡지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 A씨는 "영지는 음악도 그렇고, 다이어트도 그렇고 항상 노력으로 멋진 결과를 보여준다"며 "영지에게서 좋은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B 씨는 "운동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대단하다"며 "키 176cm에 몸무게 56㎏이면 거의 모델아닌가. 골격도 너무 예쁘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이씨의 보디 프로필이 성인잡지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있다. 평소 이씨의 팬이었지만 보디 프로필 이후 실망했다는 대학생 윤모씨(21)는 "영지가 처음 고등래퍼 나올 때 실력도 실력이지만 경쟁에 임하는 태도도 좋고 선한 인성에 매력을 느껴서 팬이 됐다. 이번 다이어트도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지켜봤지만 보디 프로필 찍은 걸 보고 내가 알던 영지가 맞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씨는 "먹고 싶은 음식 참고, 하기 싫은 운동 해가면서 노력한 모습을 뽐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성인잡지처럼 야하게 찍은 보디 프로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씨가 찍은 보디 프로필 사진을 보면 이씨는 속옷처럼 보이는 검정색 의상을 입고, 살짝 입을 벌린 채 멍한 표정으로 소파에 누워있다.

윤씨는 "이씨의 건강한 마인드에 반해 이씨의 팬이 됐지만, 이번 보디 프로필에서는 원래 매력이 전혀 느끼져지 않는다. 그냥 '보디 프로필'이라는 이름을 붙여 속옷 자랑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실망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보디 프로필' 촬영 방식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20대 직장인 C씨는 "노출이 심한 의상으로 화보를 찍은 건 비단 영지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그동안 '보디 프로필'은 건강한 방법으로 가꾼 몸을 자랑하기보다, 극단적 굶기로 완성된 마른 몸을 자랑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C씨는 "영지는 마른 몸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최대한 몸을 드러내는 보디 프로필 촬영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며 "특히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보디 프로필이 유행하는데, 날씬한 몸에 환호하는 하는 분위기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노력해서 몸을 '만들었다'는 것, 그것에 호응하는 분위기가 미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보디 프로필' 열풍이 일었던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유튜브 등에는 보디 프로필 이후 '다이어트 강박'이 생겨 폭식증 등 섭식장애를 호소하는 글과 영상이 다수 게재되기도 했다.

전문가는 보디 프로필 화보 촬영 등 자기 만족도 있지만, 타인의 평가에 너무 집중하면 결국 우리 몸은 타인의 기준에 맞춰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예쁜 몸, 신체 라인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제언이다.

김종갑 건국대 몸문화연구소장은 "우리 몸은 신진대사 등 인간의 삶을 위한 기관인데 보디 프로필에서는 몸이 시각화되어 있다"며 "관심, 이익 등 이익추구를 목적으로 몸이 자본화하면 결국 내가 아닌 타인의 시각에 맞춰 내 몸을 평가하게 된다. 사실 몸은 교환되거나 떼어낼 수 없는 가치인데 '시각화'로 몸이 나와 분리되면 결국 삶은 공허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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