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비용 vs 경쟁효용" 차기 정부 몫 된 철도 통합

이종선 2022. 1. 1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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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고속철도 운영사 통합(철도 통합) 문제가 결국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와 여당은 중복 비용을 줄이고 철도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주식회사 SR로 나눠진 고속철 운영사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철도노조는 코레일과 SR이 통합되면 열차운행이 하루에 46회 증가하고 좌석도 최대 3만석 더 늘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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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찬성 측 “중복 비용 559억원”
반대 측 “교통비 절감 효과만 4년간 4221억”
“고객보다 밥그릇 싸움” 지적도

철도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고속철도 운영사 통합(철도 통합) 문제가 결국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와 여당은 중복 비용을 줄이고 철도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주식회사 SR로 나눠진 고속철 운영사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객 서비스 개선이나 철도 산업 경쟁력을 위해서는 경쟁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10일 국토부에 따르면 국토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한 ‘제4차 철도산업기본계획’ 연구용역 기한이 지난해 연말로 끝났지만, 아직 철도 통합에 대한 결론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최종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은 상태라 상황을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더라도 철도 통합에 관해서는 코레일과 SR 등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위원회’ 논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사실상 현 정부 임기 안에 매듭짓기가 어렵게 됐다.

철도 통합 이슈는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3년 정부가 철도 산업 경쟁력을 키운다며 코레일의 자회사 형태로 SR을 분리한 직후부터 불거졌다. 당시 정부는 민간 항공사들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항과 달리, 철도는 코레일 독점 체제가 이어지면서 철도 서비스 발전을 저해한다고 봤다. 그러나 철도노조를 중심으로 ‘철도 민영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고,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기간 철도 통합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재인정부 초기 국토부는 코레일·SR 통합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SR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철도 민영화 여지를 막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통합 관련 연구용역이 공정성 시비와 전문성 논란으로 중단되면서 통합 추진도 속도가 한 풀 꺾였다.

그러나 통합 찬반 간 신경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통합 찬성 측에서는 고속철 분리 운영에 따른 중복비용 문제를 제기한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고속철도 분할 운영에 따른 추가 비용이 연간 559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국토부는 이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된 수치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철도노조는 코레일과 SR이 통합되면 열차운행이 하루에 46회 증가하고 좌석도 최대 3만석 더 늘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통합 반대 측에서는 경쟁 구조가 가져온 사회적 편익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맞선다. SR에 따르면 SRT가 초기에 KTX보다 저렴한 기준운임을 제시하면서 그로 인한 교통비 절감효과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4221억원으로 추산된다. 고속철 내 전원 콘센트 설치나 운행중단 시 배상금 지원, 정기권 주말 허용 등은 SR이 먼저 시행하고 코레일도 뒤이어 도입했는데, 이처럼 작지만 경쟁을 통해 철도 서비스가 개선되는 측면도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외국 사례를 보면 철도운영을 코레일처럼 독점적으로 하는 사례가 드물다. 독점 구조를 깨자고 해놓고 몇 년도 안 돼 다시 과거로 돌아가자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철도 통합 논의가 고객 편의 개선보다 철도 운영사 간 밥그릇 싸움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이용객 입장에서 고속철을 누가 운영하느냐는 관심 밖의 주제”라며 “철도노조가 서비스 개선보다는 밥그릇 챙기려고 정치권을 통해서 통합 논의에 불을 지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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