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혁신이 부끄러운 카카오페이 임원들의 모럴해저드

2022. 1. 10.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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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임원들이 코스피200 지수 편입일에 900억원대의 카카오페이 주식을 매각해 도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류 대표 등 경영진 8명은 지난달 10일 카카오페이 44만여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카카오페이 측은 지주회사 대표가 특정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면 해당 회사에 유리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 류 대표가 지분을 정리했다고 설명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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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임원들이 코스피200 지수 편입일에 900억원대의 카카오페이 주식을 매각해 도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류 대표 등 경영진 8명은 지난달 10일 카카오페이 44만여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류 대표는 약 469억원을 현금화했다. 상장사 경영진이 한날한시, 그것도 상장 이후 한 달여 만에 대형 호재가 있던 당일 집단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이들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차익 실현한 것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책임경영이나 주주가치 제고 등은 아예 내팽개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카카오페이는 국민주를 표방하면서 국내 기업 최초로 ‘100% 균등 배분’ 청약방식을 도입, 무려 182만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청약에 참여했다. 카카오페이는 금융혁신을 통한 초대형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미래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정작 경영진은 특별한 성과를 거두기도 전에 곧바로 차익 챙기기에 나서 ‘먹튀 논란’을 자초했다. 이들이 대거 주식을 처분하기 전날 카카오페이 주가는 20만8500원이었지만 지난 7일 종가는 15만3500원으로 26%나 폭락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간 셈이다. 이에 카카오 노조는 류 대표에 대한 내정 철회를 주장하면서, 쟁의 행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노사 관계까지 파행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 측은 지주회사 대표가 특정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면 해당 회사에 유리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 류 대표가 지분을 정리했다고 설명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류 대표는 남은 48만주도 카카오 대표로 옮기기 전 전량 매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류 대표가 뒤늦게 사과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주주들의 분노와 경영진에 대한 불신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혁신기업을 자처한 카카오에 대한 국민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창업주인 김범수 의장이 3차례나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려가면서 곤욕을 치렀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공시이행 점검 결과’에서는 총 6건의 공시의무를 위반해 37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받았다. 구태에 찌든 재벌 대기업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와 류 대표가 더 이상 모럴해저드의 늪에 빠지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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