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성과에만 연연.. 선교사 번아웃 키운다"

장창일 2022. 1. 1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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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들의 일상은 의외로 외롭다.

이슬람 국가처럼 공개적으로 선교할 수 없는 '창의적 접근 국가' 선교사는 더욱 그렇다.

안홍철 한아봉사회 사무총장은 최근 '근거이론을 활용한 선교사의 소진과 회복 탄력성에 대한 선교 신학적 연구'를 주제로 쓴 논문으로 주안대학원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평균 사역 기간만 18.3년에 달하는 시니어 선교사들이 전한 수많은 소진 사례들이 논문의 재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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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철 한아봉사회 사무총장 논문 펴내
안홍철 한아봉사회 사무총장이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자신의 논문으로 엮은 단행본 ‘주님, 나는 선교사입니다’를 들고 선교사 소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선교사들의 일상은 의외로 외롭다. 이슬람 국가처럼 공개적으로 선교할 수 없는 ‘창의적 접근 국가’ 선교사는 더욱 그렇다. 목사 신분이 공개될 염려 때문에 교민들과 어울릴 수 없고 현지인 틈으로 깊숙하게 들어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부부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부부 관계가 안 좋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말과 문화가 다른 선교지의 일상이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스트레스를 제때 해소하지 못하면 큰 병이 생겨 사역을 그만두는 사례도 있다.

국내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선교사 소진’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안홍철 한아봉사회 사무총장은 최근 ‘근거이론을 활용한 선교사의 소진과 회복 탄력성에 대한 선교 신학적 연구’를 주제로 쓴 논문으로 주안대학원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의 내용을 쉽게 풀어 ‘주님, 나는 선교사입니다’(서로북스)라는 단행본도 냈다. 한아봉사회는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 사회주의·불교 국가에서 봉사를 통해 선교 활동을 하는 단체다.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 사무총장은 “한국교회 선교는 외형적으로 대단한 결실을 보고 있지만, 그동안 선교사 소진과 같은 보이지 않는 문제에 관한 관심은 소홀했다”며 “이 연구가 선교사 소진과 회복을 위한 방안을 찾는 계기를 제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안 사무총장은 논문을 위해 23명의 선교사를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의 선교 경력을 합치면 422년에 달한다. 평균 사역 기간만 18.3년에 달하는 시니어 선교사들이 전한 수많은 소진 사례들이 논문의 재료가 됐다.

그의 논문에는 소진을 해결하는 비법이 담겨 있지 않다. 대신 한국교회가 선교사들의 소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있다. 그는 “처방적 답변이 아니라 먼저 이해하도록 돕는 기초 자료의 성격이 강한 논문으로 소진이라는 현실과 회복의 당위성을 심층적으로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안 사무총장이 한국교회의 이해에 방점을 찍은 건 후원교회와 선교사 사이에 생각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는 “적지 않은 선교사들이 후원교회로부터 ‘교회 지으라’ ‘선교센터 짓자’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현지의 필요를 존중하는 선교가 아니라 교회의 선교만 강조해서 생기는 문제”라며 “선교지에 대한 이해보다 성과를 앞세우면서 생기는 문제로 상당히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교사 소진도 마찬가지로 지칠 대로 지친 선교사에게 ‘성실하지 못하다’거나 ‘믿음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치부해 버리기 일쑤”라면서 “선교의 결실을 보기 위해서라도 선교사 상태를 자세히 살피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사무총장은 “선교사들과 인터뷰하면서 한국 선교사들이 무척 성실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선교사들의 소진에 관한 관심이 한국교회 전반에 확산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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