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촉법소년 연령 14세→12세로"..보수층 공략하는 이유는?

윤성민 2022. 1. 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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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성안길을 찾아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국민곁으로 안철수의 토크박스’ 일정과 지체장애인협회 간담회 등을 소화했다. 뉴스1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연일 보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안 후보는 9일 페이스북에 “촉법소년 연령을 14세에서 12세로 낮추고, 회복적 사법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 이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의한 보호처분을 받는다. 그간 주로 보수층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자”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촉법소년 연령 1958년에 정해"


안 후보는 “이제는 청소년들의 육체적, 정신적 성장 상태가 성인과 큰 차이가 없고 범죄 수법과 잔혹성이 성인 못지않은 경우가 많아 국가 사회적으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범죄를 게임으로 여길 만큼 죄의식이 없는 아이들을 배려하기보다는 선량한 우리 아이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촉법소년 연령을 12세로 낮추는 대신 “가해 청소년이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받는지 깨닫게 해주고, 피해자도 가해자에게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해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죄를 통해 상처를 회복하도록 도와야 한다”며 ‘청소년의 회복적 사법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충북 청주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청주시지회를 방문, 협회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01.09.

안 후보 배우자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이날 안 후보 없이 홀로 충북 옥천의 고(故)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했다. 김 교수는 이 자리에서 “육 여사는 사랑과 봉사의 상징으로 지금도 많은 국민으로부터 추앙받고 계신다”고 말했다. 육 여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렇듯 안 후보는 최근 보수층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3일 새해 첫 일정으로 보수세가 강한 대구를 방문했고, 4일엔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노장년층 맞춤형 공약으로 손주 돌봄 수당 등을 약속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8일엔 “안보 사안이 발생하면 직접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주재하고 논의된 내용과 대응 방안을 직접 국민께 보고 드리겠다”며 보수층의 주요 관심 정책 중 하나인 안보 공약을 발표했다.


안철수 "단일화? 제가 당선되기 위해 나와"


안 후보의 이런 행보는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층에서 이탈한 보수 표심을 흡수하기 위한 것이자, 윤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지만 안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하면서 두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단일 후보로 맞붙을 경우 안 후보가 윤 후보보다 경쟁력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서던포스트가 CBS 의뢰로 지난 7일∼8일 여론조사한 결과, 안 후보로 야권 단일 후보가 되면 안 후보는 42.3%, 이 후보는 28.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오차범위 밖 안 후보의 우세다. 반면 윤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지면 윤 후보는 34.4%, 이 후보는 33.6%로 오차범위 내 싸움이었다.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성안길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국민곁으로 안철수의 토크박스’ 일정과 지체장애인협회 간담회 등을 소화했다. 2022.1.9/뉴스1

안 후보는 공식적으론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이날 충북 청주를 찾아 ‘국민곁으로 안철수의 토크 박스’ 행사를 진행한 안 후보는 최근 지지율 상승세와 관련해 “지지율을 보고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겸허한 자세로 묵묵히 시민들께 다가가면 반드시 인정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일화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안 후보는 “제가 당선되고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기 위해 (후보로) 나왔고, 다른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안철수·윤석열 공동정부’ 구상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안 후보 측은 밝혔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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