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북 미사일, '극초음속' 맞나.."아직 아니지만, 폄하할 건 아냐"

정우진 2022. 1. 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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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기술 수준에 관한 북측 주장에 이례적으로 적극 반박했다.

북한이 아직 극초음속미사일 기술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게 군 당국의 평가다.

군 당국이 지난 7일 브리핑을 자청하며 북한이 5일 시험발사한 미사일이 극초음속미사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힌 이유 중 하나는 탄두 모양이었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은 극초음속 활공체(HGV)가 아닌 기동식 재진입체(MARV)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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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전날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9월 28일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처음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전날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왼쪽)과 작년에 발사한 화성-8형(오른쪽)으로, 탄두부 모양이 다소 다른 모습이다. 연합뉴스

정부가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기술 수준에 관한 북측 주장에 이례적으로 적극 반박했다. 북한이 아직 극초음속미사일 기술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게 군 당국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에 동의하면서도 ‘요격이 가능하다’는 주장에는 부정적이었다.

군 당국이 지난 7일 브리핑을 자청하며 북한이 5일 시험발사한 미사일이 극초음속미사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힌 이유 중 하나는 탄두 모양이었다. 지난해 9월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의 활공 탄두부가 날렵한 글라이더 형태였다면 이번엔 원뿔 형태에 가까운데, 원뿔형으로 활공 비행을 하기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9일 “탄두만 바꾸면 되는 문제다. 탄두 형상으로 극초음속미사일이 맞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일축했다. 김 교수는 “작전 배치도 아니고 실험 단계에선 통상 본래 설계도의 70%만 보여주고, 여기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획득한 뒤 추가 실험에 나서는 것”이라며 “개발 과정일 뿐인데 이를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최고속도만 마하6을 기록하고 하강 과정에서 제 속도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종말 단계까지 마하5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극초음속미사일 기준에 미달했다고 밝혔다.

이 분석도 틀리지는 않지만, 북한이 추가 기술 개발을 통해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어 단정적으로 볼 게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속도 못지않게 고도도 중요한 변수다. 고도 100㎞에서 비행하는 북한의 스커드계열 미사일과 달리 극초음속미사일은 훨씬 낮은 고도로 비행할 수 있어 기존 레이더로 탐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 미사일은 고도 50㎞로 분석됐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은 극초음속 활공체(HGV)가 아닌 기동식 재진입체(MARV)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 MARV은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방향을 바꿔 미사일 방어체계를 교란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이다.

“현재 한·미 연합자산으로 탐지와 요격이 가능하다”는 군 당국의 주장에 대해선 부정적 견해가 많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탄도미사일의 속도와 순항미사일의 기동성을 결합한 게 극초음속미사일”이라며 “(이 기술은) 미사일의 낙하지점을 예상할 수 없게 만들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미사일 방어체계를 공유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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