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에서 '인정'으로..삼성·LG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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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형 이벤트 때마다 반복되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싸움이 올해는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특히 삼성전자가 OLED 기반 QD(퀀텀닷·양자점) 디스플레이 TV 출시로 LG가 주도하는 OLED 시장 재진입을 결정함에 따라 양사의 동맹설이 급물살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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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LG전자로부터) OLED 패널 구매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
"(삼성전자가) 올레드 TV에 합류한다면 굉장히 환영할 만한 일"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부사장)
글로벌 대형 이벤트 때마다 반복되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싸움이 올해는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TV 디스플레이와 화질을 둘러싸고 양보없는 설전을 벌이던 양측은 과거와 확연히 다른 공개 발언을 차례로 내놓으며 '동맹설'에 한층 힘을 실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형세 LG전자 부사장은 세계 최대 전자·IT전시회 'CES 2022' 기간 중 잇달아 상대방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꺼내며 이전과는 다른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인정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 선봉장에 섰던 두 사람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었기에 의미가 더 크다. 삼성과 LG는 지난 수년 간 TV 디스플레이와 화질을 놓고 공방을 이어왔다.
삼성은 과거 LG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번인(burn-in·화면 잔상) 문제를 꼬집으며 기술적 결함을 부각했다. 이에 맞서 LG는 삼성이 내놓은 QLED TV가 마치 OLED와 같은 '자발광'인 것처럼 행세한다고 깎아내렸다. 2019년 박 부사장은 삼성의 QLED 8K TV에 대해 "진짜 8K가 아니다"고 직격했고 이를 둘러싼 지난한 공방이 이어지기도 했다.
불과 2년 전인 CES 2020에서도 날선 대립은 이어졌다. 당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 사장이었던 한 부회장은 "OLED는 영원히 안한다"고 공언하며 OLED 생태계 진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면전은 10년 간 TV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을 비롯해 상표권과 광고 등 전방위로 펼쳐졌고 법정 공방으로도 확산하며 10년 가까이 소비자와 시장의 피로도를 상승시켰다.
분위기는 2020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2020년 6월 TV 광고를 둘러싼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상호 취하하며 달라진 기류를 보이던 양측은 지난해 동맹설이 흘러나온데 이어 올해는 '협력'과 '응원' 메시지까지 내며 분위기 반전에 쐐기를 박았다.
특히 삼성전자가 OLED 기반 QD(퀀텀닷·양자점) 디스플레이 TV 출시로 LG가 주도하는 OLED 시장 재진입을 결정함에 따라 양사의 동맹설이 급물살을 탔다.
한 부회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삼성전자가 이번 CES에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던 QD-OLED TV를 선보이지 않은 것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가 QD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고 있는데 아직 원하는 수량이 안 나와서 전시회에서 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QD-OLED TV에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공급받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 대해 "기존 TV 패널 부족이 심했을 때부터 LG로부터 패널을 구매하고 있다"며 "OLED 패널 구매는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경쟁과 동시에 발전적 동맹·협업 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이 강조한 미래 지향적인 혁신 경영의 연장선상으로, 신사업 영역이 확장되면서 기존 관행을 타파한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히 일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혜영 기자 h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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