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뷰] 역대 최대라는 배터리 수출, 무역수지는 2년째 내리막

최대열 2022. 1. 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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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의 이차전지(배터리) 수출액은 86억7300만달러.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수입액은 32억달러로 한 해 전보다 77% 이상 늘었다.

SK는 중국 등 해외 공장에서 만든 외산배터리를 수급해 현대차·기아에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는 반도체·석유화학제품 등 정부가 정한 15대 수출품목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15개 제품 가운데 수출액 증가폭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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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수입 70% 이상 늘어..증가폭 수출 5배
국내 수요 느는데 3사 배터리 생산설비 제자리
오히려 기존설비 줄이기도..해외공장 증설에 주력
배터리전문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에 전시된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팩<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차전지(배터리) 수출액은 86억7300만달러. 한 해 전보다 15% 이상 늘어 역대 최대치로 집계됐다. 준수한 성과를 냈으나 속내를 보면 마냥 밝은 상황은 아니다.

우선 배터리 수출이 늘어난 이상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수입량이 증가, 무역수지가 줄어들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수입액은 32억달러로 한 해 전보다 77% 이상 늘었다. 증가율로만 따지면 수출보다 5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주요 품목별 세부 수입내역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작년 하반기 들어 배터리 수입액이 매달 3억~4억달러 안팎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배터리 무역수지는 50억달러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무역수지는 2017년 50억5700만달러로 처음 50억달러를 넘겼다. 이후 2019년 58억35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2020년(55억500만달러)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5월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SK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설명을 듣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기차·ESS 보급 늘며 배터리 수요↑
UAM·로봇 등 신성장산업도 배터리 기반
美 등 자국 내 배터리공장 유치움직임 대비

국내에서도 전기차 생산이 늘면서 리튬이온배터리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었는데, 국내 공장의 생산물량만으로는 수급이 어려워 외산제품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중인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모델 대부분이 SK 배터리를 쓰는데, SK의 국내 생산능력은 4.7GWh 수준에 불과하다. SK는 중국 등 해외 공장에서 만든 외산배터리를 수급해 현대차·기아에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해외 공장에서 만들어 국내에 들여오더라도 수입산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배터리 수출·입 상당 부분이 리튬이온배터리인데, 글로벌 플레이어로 있는 국내 3사(LG·SK·삼성)는 해외 설비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어서다. 일부 업체는 국내 공장 증설은커녕 기존 설비마저 줄이는 쪽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력수급이 원활치 않은데 당장 설비를 늘리고 가동을 앞둔 해외공장에 더 신경써야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합작공장<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물리적으로 국내 생산량을 늘리기 쉽지 않은데 우리나라에서도 배터리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ESS는 물론 도심항공교통(UAM)·로봇 등 기존에 배터리 쓰임새가 미미하던 분야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수출 증가폭이 둔화하는 등 사실상 정점을 찍은 상황에서 수입이 늘면서 무역수지가 뒷걸음질치면서 이러한 전망에 힘이 실린다.

배터리는 반도체·석유화학제품 등 정부가 정한 15대 수출품목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15개 제품 가운데 수출액 증가폭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출금액도 가전과 함께 가장 적은 수준인데, 지난해 역대 수출호황 국면에서 증가폭까지 가장 낮다는 건 앞으로 수출에서 차지할 위상이 더 높아지긴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미국이나 중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앞으로 에너지 소비패턴이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어떻게든 자국 내 배터리 설비를 두려는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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