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파티 스캔들'..친중 관료·의원 30여명 무더기 격리에 "中, 못마땅"

권지혜 2022. 1. 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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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친중국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파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최고위급 관료와 입법회(의회) 의원 30여명이 동시에 격리됐다.

파티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이틀 후 중국 본토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파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홍콩 보건당국은 파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나왔다고 발표했다가 이 중 한 명은 오진이었다고 말을 바꿔 혼선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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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인대 홍콩대표 생일파티에 친중 인사 대거 참석
행정장관 선거 앞 캐리 람 연임에 악재
베이징 인접 톈진에서도 집단 감염 '긴장'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홍콩의 친중국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파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최고위급 관료와 입법회(의회) 의원 30여명이 동시에 격리됐다. 파티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이틀 후 중국 본토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파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파티 스캔들은 오는 3월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터져 캐리 람 행정장관의 연임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문제의 파티는 지난 3일 밤 완차이에서 열렸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인 위트먼 헝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이 파티에는 캐서퍼 추이 민정사무국장(장관급), 아우가왕 입경사무처장 등 고위직 관료와 지난달 입법회 선거에서 당선된 의원 20명 등 약 3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밤늦게까지 먹고 마시는 모습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홍콩 보건당국은 파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나왔다고 발표했다가 이 중 한 명은 오진이었다고 말을 바꿔 혼선을 자초했다. 파티 장소에 있던 인원도 170명에서 180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100명이 한꺼번에 격리시설에 수용됐다.

람 장관은 지난 7일 밤 성명을 내 “격리시설에 수용된 최고위 관료 13명의 업무는 즉각 중지된다”며 “이들이 법과 방역 규정을 위반했는지 조사해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방역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나면 람 장관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람 장관으로선 오는 3월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대형 악재가 터진 셈이다. 홍콩 일각에선 임기 내내 친중 행보를 보인 람 장관이 연임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콩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응해 오후 6시 이후 식당 내 식사를 금지하는 등 방역 규정을 강화한 상태였다. 이어 파티 스캔들 직후 유흥시설을 폐쇄하는 등 규정을 한층 강화했다. 참석자 중 주니어스 호 의원은 이틀 후 선전에서 샤바오룽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주임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홍콩 파티의 여파가 본토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도 친중 진영은 자중하기는커녕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 감염을 촉발한 항공사 승무원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친중 인사들은 생일 파티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최고위직 관료들이 사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입을 모았다”며 “그들은 지역사회 감염을 촉발한 승무원에 대한 느슨한 방역 규정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홍콩에선 지난달 말 해외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캐세이퍼시픽 승무원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채 자가 격리를 위반하고 밖에 나갔다가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정부는 다음 달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해 지난달 23일부터 봉쇄된 산시성 시안 상황이 나아지는가 싶더니 이번엔 톈진시에서 2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톈진은 수도 베이징에서 14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중국 방역 당국은 톈진 내 29개 주거 단지를 봉쇄하고 주민 1500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 검사에 들어갔다.

홍콩 정부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홍콩 최고위직의 행동을 못마땅해하고 있지만 다음 조치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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