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號 '신년 인사회'..형식부터 자기 반성까지 달라진 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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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경제계 신년 인사회'가 달라졌다.
최태원 회장 취임 후 처음 열린 신년 인사회는 형식부터 내용까지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새해를 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지침으로 전통적으로 이어지던 지방상공회의소 회장의 건배사는 생략했고, 국무총리와 대한상의 회장 인사말 등 최소한의 형식만 유지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올해 '경제계 신년 인사회'는 최 회장이 직접 형식과 강연 주제를 선택했다"며 "'기업의 새로운 역할'과 '민관 파트너십의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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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TED 형식으로 '기업의 역할' 질문 던져
"국민, 기업에 B학점"
"국민은 갑질, 안전사고, 무책임, 환경오염 등에 실망"
ESG, 탄소중립, 공급망 재편 등 변화 속 상의 역할 제시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대한상공회의소 '경제계 신년 인사회'가 달라졌다. 최태원 회장 취임 후 처음 열린 신년 인사회는 형식부터 내용까지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새해를 열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형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지침으로 전통적으로 이어지던 지방상공회의소 회장의 건배사는 생략했고, 국무총리와 대한상의 회장 인사말 등 최소한의 형식만 유지했다. 대신 지식 콘퍼런스인 테드식의 강연이 추가됐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이 직접 '시대 변화에 따른 기업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발표했다. 최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기업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내용이다.
◆ 최태원, 기업을 주체에서 대상으로…이해관계자 시선 강조= 강연 내용도 과거와 결이 달랐다. 최 회장은 '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으로 말문을 열었다. 최 회장은 "기업하면 이런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한다"며 "‘남편’ 처음에는 설레고 좋았지만 어떨 때는 꼴도보기 싫었다가 가끔 든든할 때 있더라, ‘혈압’은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고 똑바로 측정하기 어렵다. ‘지킬 앤 하이드’, '애증의 대상'은 사회를 지켜주는 버팀목이지만 때로는 비인간적인 면모 등으로 국민이 기업을 바라보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 동안 기업은 경제 주체로 정부를 향해 자신의 목소리만 냈다. 그러나 기업이 자신을 대상화하며 이해관계자의 생각을 들여다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반성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 회장은 "기업에 학점은 준다면 물어보니 B학점이 반이 넘었다"며 "아직은 저희가 갈 길이 좀 멀다고 할 수 있겠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업에 실망을 느낀 순간에 대한 답은 갑질, 안전사고, 무책임, 환경오염 등이 많이 나왔다며 "경제성과에만 몰두하고 기업이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 기업과 이해관계자(국민) 소통에 노력하겠다는 대한상의= 자기 비판을 통해 강조하고자 한 점은 '소통'이다. 대한상의가 조사한 결과 국민은 '사회적 가치창출에 대한 기업의 활동'에 대해 5점 만점에 3점이 채 안 되는 점수를 줬다. 이런 지적에 대해 대기업 10곳 중 8곳(85%), 중소기업은 6곳(65%)만 동의했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이같은 여론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국민과 기업간 인식의 갭이 존재하고 있다"며 "기업의 역할과 가치창출에 있어서 우선순위 인식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사회에 적지 않게 투자했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아웃풋(성과)가 미흡해 보이는 것"이라며 "기업활동의 성과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소통의 부재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이런 인식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정량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 회장이 지난 몇 년 간 SK그룹 내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담론이기도 하다.
그는 "기업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 일자리, 세금, 사회공헌, 환경문제 등 모두 측정이 필요하다"며 "투입대비 성과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하지만 우린 측정 툴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올해 기존 사업을 이어가며 기업의 사회적 가치 활동을 정량 평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 회장은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그는 "정부, 국회도 기업 가치를 측정하는 시스템이나 동기부여 하는 제도나 인프라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미중 갈등,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으로 기업의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주요 산업이 안보 산업으로 변화하면서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 활성화나 경제 정책 대신 기업의 요구에 정부가 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올해 '경제계 신년 인사회'는 최 회장이 직접 형식과 강연 주제를 선택했다"며 "'기업의 새로운 역할'과 '민관 파트너십의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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