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뺏다 넣었다 반복 후 또..1880억 턴 오스템 직원 수법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에서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직원 이모(45)씨가 8일 구속됐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이효신 부장판사는 특가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씨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명시했다. 이날 영장심사는 이씨가 불출석 의사를 표하며 서면으로만 이뤄졌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지난달 31일 이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이씨는 도주 끝에 지난 5일 주거지인 경기 파주시의 한 건물에서 경찰에게 붙잡혔다.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
경찰은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근무하던 이씨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8차례에 걸쳐 공금 1880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가 범행 예행연습을 해보는 듯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3월 회삿돈 50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했다가 되돌려놓았고, 얼마 후 같은 액수의 돈을 꺼냈다가 한 번 더 되돌려놨다. 이씨는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480억원을, 같은 해 10월엔 한 번에 1400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보냈다고 한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자금담당 부장이 잔액 증명서를 위조해 공금을 개인 은행·주식계좌로 이체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잔액증명 시스템을 매뉴얼(수동) 조정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
횡령금으로 금융·실물자산 사들여
이씨는 횡령금을 주식과 금괴, 부동산, 현금 등으로 분산시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0월 1일 동진쎄미켐 주식 약 391만주를 1429억원에 매수했다. 이씨는 이후 11월 18일부터 12월 20일까지 한 달간 총 약 336만주를 1112억원에 매도했다. 계좌에 남아있는 나머지 55만주의 가치는 이씨 체포 날인 5일 종가 기준 약 238억원. 경찰은 체포 당시 약 250억원 상당의 증권 계좌를 압수하고 동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종목 주식을 샀는지도 파악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씨는 경찰 수사를 앞두고 금괴 등 실물 자산을 사기 위해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지난달 17일과 20일 동진쎄미켐 주식을 각각 100만주씩 팔았는데, 그 무렵인 18일부터 28일까지 한국금거래소에서 6차례에 걸쳐 1kg짜리 금괴 851개, 약 680억원 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씨 체포 당시 금괴 497개(약 400억 원어치)와 현금 4억3000만원 상당의 지폐 다발을 발견해 회수하기도 했다. 이씨는 부인과 처제 명의로 경기도 파주와 고양시 등의 부동산을 약 45억원에, 부인 명의로 제주의 한 고급 리조트 회원권을 약 30억원에 산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찰은 이에 대해 기소 전 몰수 및 추징 보전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나머지 금괴 354개의 행방을 찾는 등 횡령금의 자금 흐름을 쫓는 한편 공범이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횡령액이 2020년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의 91.8%,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도 69.8%에 달하는 만큼 내부 조력자가 있지 않았겠냐는 의혹이 나오면서다. 경찰은 전날 이씨와 함께 일했던 재무팀 직원 두 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 용돈 1억3000만원' 받는 호날두 여인…인생역전 알바녀
- 지지층만 바라본 文의 40%…그보다 낮은 후보들 한계의 원인
- 강릉 방파제서 잡힌 3m짜리 산갈치…혹시 지진 전조증상?
- 佛 '황제소금' 뺨치는 신안 소금밭 비명…진흙밭 된 염전 무슨 일 [e슐랭 토크]
- 청약 만점돼야 '30억 로또'…1주택자도 당첨 가능한 단지는[뉴스원샷]
- "20명 이상 동사" 눈 구경 갔다 파묻힌 차량 수천 대 참변
- '과체중 면제' 정용진에…김성회 "軍안가고 멸공? 입만 살았다"
- 병원 앞 피 철철 흘리며 유산…"출산 늘 것" 예상 뒤엎은 공포
- 일본여행 2만원…MZ세대 몰려서 연말에 난리난 '스위스동'
- 김윤아 "폭력적인 아버지에 학대…사이즈 별로 매 맞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