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순창'과 '추억이 어린 순창' [복작복작 순창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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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육상 기자]
▲ 강성일 전 순창읍장과 전은신 씨가 옛 기억을 떠올리며 대화하고 있다. |
ⓒ 최육상 |
지난해 12월 30일 전북 순창군을 사진으로 기록한 책자 두 권이 발행됐다. 순창군에서 펴낸 <하늘에서 본 순창의 마을>(2020~2021)과 <잊혀져 가는 순창의 모습들2>(그리움 가득한 추억의 옛사진 淳昌)이 그것이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한 권은 최근 2년의 순창 모습을 담은 사진 기록이고, 다른 한 권은 먼 기억 속에 흐릿하게 남아 있는 추억의 순창 모습을 새긴 사진 기록이다.
한 사람의 인생은 부모와 친구, 동료, 선후배 등 수많은 관계 속에서 존재의 기록을 남기듯, 묵직한 무게감을 주는 두 권의 사진책자에는 많은 사연이 얽혀 있을 터. '순창군청 사진 담당자'로 통하는 공보계 공무원 전은신씨를 만나 책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한사코 취재를 거부하던 전씨를 설득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지난 2일 오후, 전씨가 이전에 상사로 모셨던 강성일 전 순창읍장과 함께 한 자리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 순창군청과 수옥루(1930년대). 군청 입구에 일본식 현관양식이 보인다. - 종걸스님 |
ⓒ 종걸 스님 |
강성일 전 읍장과 전은신씨의 인연은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뒤 '사진'으로 맺어졌다. 2011년 당시 강성일 기획실장은 전씨의 요청으로 2001년 발간된 옛 사진집을 증보해서 <잊혀져 가는 순창의 모습들1>을 펴냈다,
이 과정에 대해 전씨는 "2000년 당시에 사진집을 내자고 군청 부서 몇 곳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했었다"며 "그때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무작정 강성일 실장님을 찾아가 요청 드렸는데, 흔쾌히 승낙하시고 예산을 책정해 주셨다"고 말했다.
강 전 읍장은 "그때 은신이와는 함께 일해 본 적은 없었지만, 주변에서 '은신이가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느라 월급으로도 기름 값 충당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며 "부서장의 역할은 일 안 하는 사람은 일을 챙겨주되, 반대로 일 잘하는 사람은 방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 순창읍 귀래정 남산대 팔각정에서 봄소풍을 즐기고 있는 순창초등학교 학생들-순창읍 김선희 |
ⓒ 김선희 |
▲ 대모암 배경으로 친구들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1970년대). - 순창읍 정봉애 |
ⓒ 정봉애 |
강 전 읍장과 전씨는 대화 내내 기억의 덧칠에 대해 엄격하게 거리를 두려 했다. 자신의 지난날이 빛나 보이거나, 상대방의 공이 작아지는 것에 대해서 서로 경쟁하듯 선을 그었다. 단순히 전·현직 선·후배 공무원의 입장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분명하게 인정하는 분위기가 읽혔다.
"사진책은 땀방울로 만들어 낸 결실"
강 전 읍장은 "2011년 당시에 군청에서 사진 모집 공모를 실시했는데, 군민들께서 선뜻 사진을 보내주시지 않아서 은신이가 발로 뛰면서 가가호호 방문해 사진을 찾느라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며 "책이 보시기에는 편할지 모르지만, 사진첩으로 된 책에는 정말 땀방울로 만들어 낸 결실이 담겼다"고 전씨를 추켜세웠다.
▲ 귀래정에서 계원들의 화전놀이 기념사진(1968년) - 순창읍 정봉애 |
ⓒ 정봉애 |
▲ 순창읍 경천 명소 꼬부랑(다이빙)나무- 젊은 시절 임종수 작곡가가 임재호 씨를 안고 있다.(1963년)-순창읍 임재호. 순창군민 중에서 이 나무에서 뛰어내려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시피 한다. 1990년대 벼락을 맞고 잘려 나갔다. |
ⓒ 임재호 |
전씨는 "관리책임은 부서장이나 간부가 지는 것이므로, 책임지는 직책이 아니었던 저는 강성일 실장님을 믿고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제 할 일만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 순창초등학교 운동회(1980년대)-순창읍 신동식 |
ⓒ 신동식 |
▲ 순창우시장(1980년대)- 순창읍 신동식. 과거 순창 우시장은 정말 규모가 컸었다. |
ⓒ 신동식 |
▲ 과거 전국적으로 유명했던 순창의 자수 작품들(1970년대)-순창읍 조순엽 |
ⓒ 조순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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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전북 순창군 주간신문 <열린순창> 1월 5일자에 보도된 내용을 수정, 보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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