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탈모약 건보 적용 논란

라동철 2022. 1. 8.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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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던진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탈모 유형은 M자·정수리 형태의 남성형, 정수리 모발이 적어지거나 가늘어지는 여성형, 군데군데 원형으로 빠지는 원형 등이 있는데 스트레스, 내분비 장애, 자가면역질환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원형만 건보가 적용된다.

암 환자들이 비급여 항암치료제 비용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생명, 건강과 직결되지 않는 탈모에 건보를 적용하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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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동철 논설위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던진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탈모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 후보 지지 선언이 줄을 잇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무책임한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약이 알려진 게 지난 2일인데, 직후부터 온라인 등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었고 7일에는 AP와 로이터 통신,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해외 유력 언론들까지 관련 소식을 보도했을 정도다.

탈모인구 1000만명 시대라고 하니, 탈모는 현대인에게 흔한 현상이다. 가장 큰 원인은 유전이라고 한다. 탈모 유전자는 남성에게는 우성으로, 여성에게는 열성으로 유전되기 때문에 남성에게서 훨씬 더 많이 나타난다. 탈모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치료해야 할 질병이고 감춰야 할 치부라 여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라며 순응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있다.

주장이 분분하지만 일반적인 탈모는 건보 요양급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국민건강보험법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에 대한 치료는 급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 규칙에 따라 ‘노화현상으로 인한 탈모’는 주근깨, 사마귀, 여드름 등 다른 피부질환들과 함께 비급여 대상이다. 예외는 있다. 탈모 유형은 M자·정수리 형태의 남성형, 정수리 모발이 적어지거나 가늘어지는 여성형, 군데군데 원형으로 빠지는 원형 등이 있는데 스트레스, 내분비 장애, 자가면역질환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원형만 건보가 적용된다.

탈모약 건보 적용은 건보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건보 추가 부담이 연간 5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암 환자들이 비급여 항암치료제 비용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생명, 건강과 직결되지 않는 탈모에 건보를 적용하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용, 성형, 비만 등에도 건보 적용하자는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는데, 이건 어쩔 것인가. 탈모인들의 표를 의식해 마구 밀어붙일 일은 아닌 것 같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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