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진 '安風', 양강 흔들

이가현,안규영 2022. 1. 8.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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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대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윤 후보 지지율은 9%포인트 하락한 반면, 안 후보 지지율은 10%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호남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오르는 것을 봤을 때 단순히 윤 후보의 실책으로 인한 반사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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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조사 지지율 15%로 급등
보수층 이탈 윤석열, 26%로 '뚝'
윤-안 단일화 여부 최대 변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경기 평택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물류창고 화재 현장 순직 소방관들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옥철’로 악명 높은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를 타고 서울 여의도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경기 남양주시 동물보호단체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대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간 ‘양강’ 구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안 후보는 7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15%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호감도 평가에선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윤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국민의힘은 위기감에 휩싸였다. 야권 단일화에 대한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안 후보는 15%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36%, 윤 후보는 26%다. 지난달 17일 발표된 갤럽 조사에서 이 후보는 36%, 윤 후보는 35%, 안 후보는 5%였다. 윤 후보 지지율은 9%포인트 하락한 반면, 안 후보 지지율은 10%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호감도 조사에서도 안 후보가 38%로 가장 앞섰다. 이 후보는 36%, 윤 후보는 25%를 기록했다.

안 후보의 상승세는 윤 후보의 하락세와 연결돼 있다. 두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보수층(66%→49%)에서 두드러졌고, 안 후보는 보수층(4%→17%), 중도층(7%→22%)에서 크게 늘었다. 안 후보는 연령대별로도 20대(9%→23%), 30대 (4%→18%)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19%에서 10%로 급락했다. 윤 후보 지지세가 일부 안 후보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호남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오르는 것을 봤을 때 단순히 윤 후보의 실책으로 인한 반사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위기감이 확산되자 윤 후보는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과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윤 후보는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과 만남이 성사되느냐’는 질문에 “어제 신년 인사 겸 안부 전화를 드렸고 다음 주쯤 (만나는) 날을 잡으려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주변에서는 후보 단일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안 후보 지지율이 10% 후반대로 치고 올라오면 단일화는 피할 수 없는 상수가 된다”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단일화를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도 지난 6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2∼3주 이내에 여론이 후보 단일화 논의에 불을 지필 텐데 단일화에서 꼭 이겨야 한다”며 “2030 지지층이 이탈한 상황에서 냉정하게 안 후보의 존재는 당의 존립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당장의 단일화 논의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윤 후보와의 회동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날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동산을 찾은 안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만나자면 못 만날 이유는 없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제가 묵묵하게 제 갈 길을 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안 후보의 상승세에 민주당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여당 입장에선 안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외연 확장 측면에서 위협적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민주당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큰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단일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안 후보 지지층이 윤 후보 쪽으로 갈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이가현 안규영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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