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명에 4조원 규모..대권 주자 발언 덕에 들썩이는 탈모 시장

문지민 2022. 1. 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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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적용 놓고 '모(毛)퓰리즘' 논란도
유튜브 '이재명' 갈무리
대권 주자들의 탈모 공약이 화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검토를 언급하자, 이에 질세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탈모 복제약 가격 인하와 연구개발 지원을 내세우며 맞불을 놓았다. 탈모 관련 공약이 주목을 받으며 관련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방안은 지난 1월 2일 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선거대책위원회가 2030세대로부터 제안을 받아 이 후보에게 건의한 공약 중 하나다. 이에 이 후보도 “‘소확행 공약’으로 연결하면 좋겠다”고 화답하자 공약 추진이 급물살을 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탈모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가 됐다. 특히 2030세대에서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최근 탈모가 시작되는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고, 수입이 적은 청년층 입장에서 건강보험 적용으로 상당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 주원인이다.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에 민주당 의원들은 연일 탈모 공약 띄우기에 나섰다. 이 후보 본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毛(모)를 위해! 나를 위해!”라는 글을 게시한 데 이어 “이재명을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고 말하는 15초 분량 동영상을 유튜브와 SNS에 올렸다.

탈모 이슈가 화제가 되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맞불을 놓았다. 안 후보는 이 후보의 공약에 대해 건보 재정 고갈 우려를 지적하며 새로운 탈모 공약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지난 1월 5일 본인의 SNS를 통해 “탈모 문제는 현대인 다수가 겪는 고민 중 하나”라며 “탈모 복제약 가격을 낮춰 저렴한 복제약 처방을 받을 수 있게 하고, 탈모에 대한 보건 산업 연구개발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권 주자들이 연일 탈모 관련 이슈를 띄우자 관련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탈모 샴푸와 헤어케어 제품 등을 제조하는 TS트릴리온은 지난 5일 29.58% 급등한 데 이어 6일에도 29.76% 오르며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미국의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의 복제약인 ‘모나드’를 판매하는 JW신약 주가도 이틀간 25.5% 상승했다. 모발 이식 전문 업체를 자회사로 둔 메타랩스 역시 같은 기간 32.31%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탈모 관련 시장 규모도 적지 않다는 점도 탈모 공약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현재 국내 탈모 시장 규모는 4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탈모 인구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탈모 환자나 잠재적 탈모 질환자까지 포함해 10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국민 5명 중 1명꼴로 탈모 걱정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탈모 이슈에 관해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이 같은 탈모 공약이 단지 표를 얻기 위한 대권 주자들의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한다. ‘포퓰리즘’과 ‘털 모(毛)’ 자를 결합한 ‘모(毛)퓰리즘’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SNS에 “비급여인 탈모 치료가 건보 적용 대상이 되면 미용 성형과 피부과 영역의 수많은 시술과 치료도 같은 반열에서 급여화가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는 6일 MBC 100분토론에서 “탈모 치료제 지원하는 데 연간 1000억원 정도 추가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탈모약 지원 정책이 복지적이기보다는 보건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범위까지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이냐는 고려해야 할 대상”이라며 “전문가와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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