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노선을 잡아라"..반격 나선 LCC, 대형 항공사 중장거리 노선에 '눈독'

정다운 2022. 1. 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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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슬롯·운수권 재분배 노린 포석
티웨이 "중대형기 추가 도입 추진"
활주로에 대기 중인 티웨이항공 여객기 모습. (티웨이항공 제공)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형 항공사들이 점유해온 알짜 중장거리 노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조건으로 내건 ‘독점 노선 슬롯(시간대별 비행기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 재분배’ 실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나온 행보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유럽과 북미를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 항공기의 추가 도입을 검토한다고 5일 발표했다. 오는 2월 도입하는 중대형기 A330-300 1호기를 포함해 올 상반기까지 총 3대의 중·대형기를 도입할 예정. 이후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등을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기를 추가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우선 A330-300을 국내선 운항에 먼저 투입한 뒤 3월부터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키르기스스탄 등 중장거리 노선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이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중장거리 노선 취항도 계획하는 이유는 최근 공정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조건으로 알짜 노선 슬롯과 운수권을 재분배하라고 내세웠기 때문이다. 두 대형 항공사가 한 지붕 아래 가족이 될 경우 LA와 뉴욕 등 양 사 점유율이 100%에 달하는 독점 노선이 여러 개 생겨 경쟁을 제한할 수 있으니, 기회를 다른 항공사에도 나눠 주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위가 재분배할 노선을 콕 집어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LA·뉴욕·시애틀·바르셀로나·시드니 등으로 가는 10개 노선이 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대다수가 중장거리 노선이다.

국내 LCC 업계는 이번 슬롯 재분배가 항공사 노선 확대·재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곧 들여올 중대형 항공기들을 통해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며 “경쟁력을 갖춘 LCC들이 운수권과 슬롯을 배분받아 운항한다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도입을 결정하고 인수하기까지 빠르면 1년 이내로 가능한 만큼 대형 항공사 합병 전까지 장거리 노선 운항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게 티웨이항공 측 설명이다.

티웨이항공에 이어 신생 LCC 업체인 에어프레미아도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한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운항 거리가 1만5500㎞ 이상인 중장거리 비행기 보잉787을 1호기로 보유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향후 2·3호기를 추가로 도입해 미주 노선 등에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는 2016년부터 B777-200ER 중대형 항공기 4대를 앞세워 미국 하와이와 호주 케언즈 등 장거리 노선을 공략해왔다.

[정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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