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노선을 잡아라"..반격 나선 LCC, 대형 항공사 중장거리 노선에 '눈독'
티웨이 "중대형기 추가 도입 추진"
항공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유럽과 북미를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 항공기의 추가 도입을 검토한다고 5일 발표했다. 오는 2월 도입하는 중대형기 A330-300 1호기를 포함해 올 상반기까지 총 3대의 중·대형기를 도입할 예정. 이후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등을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기를 추가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우선 A330-300을 국내선 운항에 먼저 투입한 뒤 3월부터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키르기스스탄 등 중장거리 노선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이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중장거리 노선 취항도 계획하는 이유는 최근 공정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조건으로 알짜 노선 슬롯과 운수권을 재분배하라고 내세웠기 때문이다. 두 대형 항공사가 한 지붕 아래 가족이 될 경우 LA와 뉴욕 등 양 사 점유율이 100%에 달하는 독점 노선이 여러 개 생겨 경쟁을 제한할 수 있으니, 기회를 다른 항공사에도 나눠 주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위가 재분배할 노선을 콕 집어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LA·뉴욕·시애틀·바르셀로나·시드니 등으로 가는 10개 노선이 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대다수가 중장거리 노선이다.
국내 LCC 업계는 이번 슬롯 재분배가 항공사 노선 확대·재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곧 들여올 중대형 항공기들을 통해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며 “경쟁력을 갖춘 LCC들이 운수권과 슬롯을 배분받아 운항한다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도입을 결정하고 인수하기까지 빠르면 1년 이내로 가능한 만큼 대형 항공사 합병 전까지 장거리 노선 운항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게 티웨이항공 측 설명이다.
티웨이항공에 이어 신생 LCC 업체인 에어프레미아도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한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운항 거리가 1만5500㎞ 이상인 중장거리 비행기 보잉787을 1호기로 보유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향후 2·3호기를 추가로 도입해 미주 노선 등에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는 2016년부터 B777-200ER 중대형 항공기 4대를 앞세워 미국 하와이와 호주 케언즈 등 장거리 노선을 공략해왔다.
[정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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