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나토의 동진

이흥우 2022. 1. 7.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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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철의 장막'은 동서 진영을 가르는 경계선이었다.

이후 1949년 그 서쪽에 미국 주도의 나토가, 6년 뒤 동쪽에 소련 중심의 바르샤바조약기구(WTO)가 창설되면서 경계선이 더욱 굳어졌다.

나토의 동진은 러시아에는 심각한 안보 위협이다.

냉전시대 소련은 WTO라는 완충지대가 있어 나토와 경계를 이루지 않았으나 러시아는 사정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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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우 논설위원


냉전시대 ‘철의 장막’은 동서 진영을 가르는 경계선이었다. 나치 2인자 파울 괴벨스도 언급했던 이 말은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1946년 3월 미국 방문 중 한 대학에서 행한 연설을 계기로 세기적 유행어가 됐다. 처칠은 “지금 발틱해의 스테틴으로부터 아드리아해의 트리에스테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철의 장막’이 유럽 대륙을 가로지르며 내려지고 있다”고 했다. 이후 1949년 그 서쪽에 미국 주도의 나토가, 6년 뒤 동쪽에 소련 중심의 바르샤바조약기구(WTO)가 창설되면서 경계선이 더욱 굳어졌다.

영원할 것 같았던 철의 장막은 20세기 후반 소비에트연방이 붕괴되고, WTO가 해체되면서 비로소 걷힌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나토의 본격적인 동진이 시작된다. 99년 WTO 회원국이었던 체코 폴란드 헝가리 3개국을, 2004년 소련의 일원이었던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발트3국과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구 공산권 국가들을 무더기로 가입시켰다. 나토는 야금야금 동진을 계속해 창설 당시 12개국에서 현재 30개국으로 몸집을 불렸다.

나토의 동진은 러시아에는 심각한 안보 위협이다. 냉전시대 소련은 WTO라는 완충지대가 있어 나토와 경계를 이루지 않았으나 러시아는 사정이 다르다. 러시아는 서쪽으로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는 나토 회원국이고, 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핀란드는 가입을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이다. 우크라이나와 핀란드마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러시아는 꼼짝없이 범의 아가리에 들어간 신세가 된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인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빼앗겼다. 설상가상 이젠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위협에서 항구적으로 벗어나기 위해 나토에 가입하려는 것인데 러시아의 개입으로 그것조차 여의치 않다. 어쩌면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처럼 영세중립국의 길을 가야할지 모른다. 구한말의 우리를 보는 듯하다. 이래저래 약소국은 서럽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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