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대량해고·적자 도미노.. 중국 통제정책의 민낯

신창호 2022. 1. 7.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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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중심지 상하이에 사는 자오준펭(28)씨는 한때 잘 나가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였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정부의 IT기업 검열과 통제 강화 조치였다.

NYT는 "수년 전만해도 세계의 주목을 받던 중국 IT기업들은 시진핑의 새로운 통제정책 이후 완전히 활력을 잃었다"면서 "창의성이 상실된 중국 IT업계의 파급력은 향후 중국 경제 전체를 암울하게 만들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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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부 강요에 이용자 대거 이탈


중국 경제의 중심지 상하이에 사는 자오준펭(28)씨는 한때 잘 나가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였다. 하지만 지금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실업자 신세다.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해 최상위권 대학에 들어갔고 전자공학을 전공한 덕분에 대학원을 마친 2019년 난징의 전자상거래 기업에 취직했다. 자신이 만든 소프트웨어의 명성 덕분에 지난해 11월말 ‘중국판’ 넷플릭스인 최대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업체 아이치이에 스카웃됐다.

결혼해 상하이에 아파트까지 구한 그는 그때 만해도 계속 성공가도를 달릴 줄 알았다. 하지만 두 달 뒤인 지난 1일 신년 첫날에 해고 통지를 받았다.

중국판 유튜브를 표방하던 아이치이는 자오씨를 포함해 전 직원의 20%를 해고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정부의 IT기업 검열과 통제 강화 조치였다.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업로드하는 동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아이치이는 반체제, 반애국, 반공산당 내용이 조금이라도 포함된 콘텐츠를 무조건 막으라는 정부의 명령에 사용자들이 대거 이탈했다. 회사는 지금까지 키워온 규모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한 적자 상태로 돌아섰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아이치이 뿐 아니라 중국 첨단 인터넷·모바일 기업들이 시진핑 지도부의 검열·통제 강화 조치에 마이너스 성장과 대규모 해고 사태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유튜브 같은 서방기업의 콘텐츠조차 내국인에게 전면 금지해온 중국 정부는 수시로 인터넷·모바일 통제정책을 바꾸고 있다”면서 “짐작할 수조차 없는 정부의 통제기준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중국 스타트업 기업들은 시장 개척은커녕 조직 유지조차 제대로 진행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때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애플리케이션 ‘왕관’을 노리던 알리바바는 지난해 대비 38%나 수익률이 추락했으며 텐센트는 2004년 창립 이래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친서방·기업 행보를 해왔던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은 중국 당국과 공산당에 의해 숙청과정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윈은 2019년 말부터 아예 공개행보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 최대 차량공유 앱인 디디추싱의 지난해 매출은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4분기를 제외한 지난해 9개월 동안에만 무려 63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한때 최고 가치의 스타트업 기업이었던 디디추싱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빅테크(거대정보기술기업) 통제·검열 정책에 따라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 온라인 앱스토어에서 해당 앱 제거 조치까지 당해야 했다.

자오씨가 일하던 아이치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2억6800만달러나 줄었다. 85%의 무시무시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이 회사는 더 이상 유료가입자를 받지 못할 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의 연쇄 해지 사태까지 당하고 있다.

대형 IT기업들의 적자 행렬은 고급 IT인재들의 대량 해고사태로 도미노처럼 번지는 양상이다. 상하이 난징 등 중국 IT스타트업이 몰려 있는 대도시에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고학력 실업자들이 넘쳐나는 것이다.

NYT는 “수년 전만해도 세계의 주목을 받던 중국 IT기업들은 시진핑의 새로운 통제정책 이후 완전히 활력을 잃었다”면서 “창의성이 상실된 중국 IT업계의 파급력은 향후 중국 경제 전체를 암울하게 만들 것”이라고 평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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