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억 횡령 직원 "개인 일탈 아니다"..경찰, 금괴 400여개 추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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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제조사인 오스템임플란트에서 1880억원을 횡령한 재무 담당 직원 이모(45)씨가 검거 직후 "개인 일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씨 횡령액이 2000억원 가까운 거액인 만큼 공범의 존재를 의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급된 금괴 박스 42개 중 22개는 이씨가 체포된 건물에서 압수됐다.
평소 한국금거래소가 오스템임플란트 측에 임플란트 소재로 쓰이는 금을 납품해 왔다는 점에서, 이씨가 거래 방식이나 과정에 익숙한 금괴를 택했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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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제조사인 오스템임플란트에서 1880억원을 횡령한 재무 담당 직원 이모(45)씨가 검거 직후 “개인 일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공범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횡령액의 용처를 추적 중이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가 전날 밤 검거된 곳은 자신의 거주지(4층)가 아니라 같은 건물에 살던 세입자가 이사를 나가 비어있던 3층이었다. 해당 4층 다세대주택 건물은 이씨와 아내의 공동명의였다가 지난달 9일 아내 단독 명의로 변경됐다.
서울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처음 거주지를 찾아가 내부를 확인했는데 발견하지 못했고, 이후 내부 이동이 있는지 확인하는 추적기법을 통해 다른 호수에 (이씨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씨 횡령액이 2000억원 가까운 거액인 만큼 공범의 존재를 의심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이 전날 사건 관련 입장문에서 애초 이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명기했다가 ‘단독’이란 말을 빼고 ‘범행’으로 수정한 점도 공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만일을 대비해 표현을 바꾼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씨 가족들은 “윗선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평소 윗선 오너분들의 업무지시가 있지 않았나 싶다”며 “잔금 허위 기재 자체가 내부에서 다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 개인 일탈로 볼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회장은 그 어떤 개입이나 지시를 한 일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씨가 빼돌린 돈의 용처도 핵심 수사 대상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잠적하기 이틀 전인 같은 달 28일까지 6차례에 걸쳐 약 680억원 상당의 1㎏ 금괴를 한국금거래소 파주점에서 구입했다. 금거래소 관계자는 “이씨가 총 855개 금괴를 구매했는데, 언론보도가 나면서 851개만 최종적으로 지급됐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급된 금괴 박스 42개 중 22개는 이씨가 체포된 건물에서 압수됐다. 430개(약 300억원) 이상의 금괴가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나머지 금괴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이씨가 횡령금으로 부피가 큰 금괴를 구매한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괴에는 일련번호가 있어 추적이 용이하고, 이를 지우려면 기계로 압축하는 등의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량의 금이 시장에 나올 경우 의심을 사게 된다는 측면도 있다. 평소 한국금거래소가 오스템임플란트 측에 임플란트 소재로 쓰이는 금을 납품해 왔다는 점에서, 이씨가 거래 방식이나 과정에 익숙한 금괴를 택했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한편 회사 윗선의 횡령 가담 사실이 드러나면,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개인 일탈이 아닌 회사 전체의 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내부통제 작동 여부는 한국거래소의 주요 상장폐지 심사 기준 중 하나다. 한국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를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에 올릴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주=박민지 기자, 이형민 방극렬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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