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피해 없다" 보고 뒤 돌아오지 못한 3인의 소방관

신용일,김판 2022. 1. 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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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3명이 순직한 6일 경기도 평택 화재 사고 현장은 밤새 타오르던 불길이 잡힌 오전 6시 32분쯤만 해도 큰 고비를 넘긴 것처럼 보였다.

오전 9시 8분 소방관 5명이 산소통을 메고 화재 현장에 들어갔다.

연락이 끊기고 4분 뒤 소방관 2명은 가까스로 현장을 탈출해 나왔다.

이날 오전 화재 진압 작업을 벌인 한 소방관은 "내부가 말그대로 완전히 다 탔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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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화재 사고 현장
"폭발음 뒤 시커먼 연기 확 퍼졌다"
자녀 2명 가장·새내기 소방관 비극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의 한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실종됐던 소방관이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관 3명이 순직한 6일 경기도 평택 화재 사고 현장은 밤새 타오르던 불길이 잡힌 오전 6시 32분쯤만 해도 큰 고비를 넘긴 것처럼 보였다. 오전 7시 10분에는 대응 1단계도 해제됐다. 오전 9시 8분 소방관 5명이 산소통을 메고 화재 현장에 들어갔다. 2차례에 걸친 현장 탐색 결과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보고가 접수됐다. 공사현장 1층에서 일하고 있던 작업자 5명도 모두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인명피해가 없다는 사실이 전해진 후 검은 연기가 진해지기 시작했다. 5명의 소방관들이 여전히 현장에 남아 진압 작업을 진행하고 있을 때였다. 이내 시커먼 연기가 화재 장소인 냉동창고를 집어삼킬 듯한 기세로 뿜어져 나왔다.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오전 9시 21분 대응 2단계로 격상됐다. 인접 5~6곳의 소방서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됐다.

불길이 다시 커지기 직전 ‘폭발음’이 들렸다는 현장 목격자 진술도 나왔다. 큰 불길이 잡힌 이후 폭발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화재 현장 시설 관계자는 “오전 9시를 조금 지나 폭발음이 들려오면서 시커먼 연기가 확 커졌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건물 안에 있는 우레탄이 폭발하면서 시커먼 연기가 건물 틈으로 뿜어져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폭발 이후 소방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통신 시간은 오전 9시 30분. 연락이 끊기고 4분 뒤 소방관 2명은 가까스로 현장을 탈출해 나왔다.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의 한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관들이 메고 들어간 산소통이 버틸 수 있는 시간(최대 50분)을 훌쩍 넘긴 오전 10시까지도 소방관 3명은 돌아오지 못했다. 투입된 지 3시간여 지난 낮 12시 22분 소방관 2명이 냉동창고 건물 2층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이미 호흡은 멈춘 상태였다. 20분 뒤 소방관 1명도 근처 건물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화재 진압 작업을 벌인 한 소방관은 “내부가 말그대로 완전히 다 탔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건물이 워낙 커서 잔불을 찾아 진압하기가 힘들었다. 처음에는 ‘불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이렇게 커버리니 알 수가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순직한 소방관 3명은 모두 송탄소방서 소속의 동료로 이형석(50) 소방위는 자녀 2명을 둔 가장으로 알려졌다. 조우찬(25) 소방사는 소방관으로 임용된 지 1년도 안 된 새내기 소방관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탈출한 소방관 2명도 이들과 같은 팀이었다.

불길이 되살아난 폭발 원인은 우레탄폼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레탄폼은 냉동 창고나 저온 창고의 단열재로 주로 쓰인다. 소방당국도 건물 내부에 다량의 우레탄폼이 살포돼 있었고 산소통과 LPG가스 등 용접장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레탄폼은 겨울철 공사현장에서 불꽃이 튈 경우 불이 붙어 화재 원인으로 자주 지목된다. 배출 유독가스도 인체에 치명적이다.

평택=신용일 기자, 김판 기자 mrmonst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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