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일기'에 발끈했던 中, '장안십일'엔 "봉쇄 기록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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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 전체가 봉쇄된 중국 산시성 시안의 초기 상황을 기록한 '장안십일'(长安十日) 글이 중국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알려진 장쉐가 중국 SNS인 웨이보에 올린 일기 형식의 이 글은 지난달 23일 전격적인 봉쇄 조치 이후 저자와 시안 주민들이 겪은 고충을 생생하게 묘사해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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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력이 모든 문제 해결 못해" 당국 비판에도
中매체 "우한일기처럼 조작된 기록과는 달라"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 전체가 봉쇄된 중국 산시성 시안의 초기 상황을 기록한 ‘장안십일’(长安十日) 글이 중국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알려진 장쉐가 중국 SNS인 웨이보에 올린 일기 형식의 이 글은 지난달 23일 전격적인 봉쇄 조치 이후 저자와 시안 주민들이 겪은 고충을 생생하게 묘사해 공감을 얻었다. 장안은 시안의 옛 명칭이다.
이 글에는 중국 당국의 밀어붙이기식 방역 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도 담겨 있다. 봉쇄령이 처음 내려진 날 시안시 정부는 물자 공급이 충분할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먹거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통제 강도가 높아진 지난달 27일부터는 누구도 거주 단지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돼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제2의 우한 일기’로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중국 관영 매체는 6일 “봉쇄 기록의 일부”라며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
장쉐는 “두 젊은이가 일주일째 인스턴트 라면만 먹다가 입이 다 헐었다고 한다”며 임산부가 병원에 갈 수 없고, 환자가 약을 구하지 못하며, 외지에서 온 노동자가 밥도 못 먹고 있다는 등의 흉흉한 소식이 SNS에서 떠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도시에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그들은 1300만명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봤을까”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행정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정부는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승리뿐이라는 말은 입바른 소리이고 틀에 박힌 빈말”이라며 “방역 통제로 인한 2차 피해가 빈발하고 인도주의적 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런 내용들이 알려지면서 장안십일은 2020년 코로나19가 처음 발발한 후베이성 우한의 참상을 폭로한 ‘우한 일기’의 시안 버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우한 일기는 SNS에서 화제가 됐고 이를 엮은 책은 해외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러나 우한 일기의 저자 팡팡은 중국에서 역적 취급을 받았고 중국작가협회 지도부에서 배제됐다. 우한 일기를 두둔했다는 이유로 후베이대 문학원 교수가 해고되고 공산당 당적을 박탈당하는 일도 있었다.
통상 중국에선 당국의 방역 정책을 비판하거나 드러내고 싶지 않은 참상을 알린 글은 삭제되거나 배신자 낙인이 찍히는 일이 많다. 그러나 장쉐의 장안십일에 대해선 아직까지 그런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장쉐의 일기는 봉쇄령이 내려진 첫 10일 동안 그가 어떻게 음식을 비축했고, 이웃들이 서로 도왔으며, 오도가도 못하게 된 외지인들이 어떤 어려움에 직면했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이 일기는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안 주민들의 심금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관찰자 관점에서 서술이 진실하고 객관적인 한 그것은 봉쇄 기록의 일부”라며 “팡팡의 우한 일기처럼 조작된 기록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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