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무늬만 직급 파괴' 죽도 밥도 안 될 수도
우리 삶에서의 큰 변화 중 하나 '투자의 시대 도래'
요즘 재계는 인사조직 변화의 바람이 거셉니다. 층층시하 대기업에서 30대 임원이 줄줄이 배출되는가 하면 심지어 CJ그룹은 사장 이하 6개 직급을 모두 ‘경영리더’라는 이름으로 합쳐버렸습니다. “그럼 서로 어떻게 부르나? 외부 사람들은 뭐라고 불러야 하나?” 질문하니 “그냥 담당님 정도로 부른다”고 답하더군요. 여기도 ‘담당’ 저기도 ‘담당’… “이 담당님” 하고 부르면 한 5명쯤이 “저요?” 하고 고개를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용의 묘~’야 알아서 할 일이고, 어쨌든 재계가 ‘뭔가 인사조직에 엄청난 바람이 불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변화의 소용돌이에 한 발짝 앞서 몸을 던진 기업이나, 그런 기업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는 기업이나 다들 같은 심정이겠지요.
재계의 변신에 당장은 호평이 쏟아집니다. 그러나 가장 수평적인 조직으로 평가받았던 카카오나 네이버는 최근 도리어 ‘임원제’로 U턴했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고방식과 일하는 체계가 대전환 수준으로 변하지 않고 그냥 ‘무늬만 직급 타파’ 정도로는 죽도 밥도 아닌 결과를 얻을 소지가 큽니다.
실제 수평적인 조직으로 이름을 얻으면서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 톱에 항상 이름을 올렸던 모 기업의 경우, 막상 해당 기업 직원들은 ‘가장 퇴사하고 싶은 기업 톱’으로 본인 회사 이름을 올리곤 했죠. “이미지에 현혹돼 회사를 선택해 후회막심이다” 하면서요.
계급장 다 떼고 그저 실력과 성과로 평가해보자는 ‘직급 파괴’ 시대의 트렌드와 시사점을 스페셜리포트에서 심층 분석했습니다.
‘직급 파괴’가 재계에서의 대표적인 변화라면, ‘벼락거지’가 대거 양산된 우리 삶에서의 큰 변화 중 한 가지는 ‘투자의 시대 도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노동소득만으로 살 수 있는 시대는 손가락 사이로 지나가버렸습니다. 노동소득에만 기대었다가는 평생 집 하나는커녕 매번 오르는 전셋값도 충당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어버렸죠.
‘50억 부자 아빠의 현실 경제 수업’이라는 부제가 붙은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화제가 된 인물이 있습니다. 2020년 9월, 50대 초반 나이에 25년간 일해 임원까지 오른 대기업에서 갑작스레 퇴직 통보를 받고 한동안 실의에 빠져 있다 6개월 만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화려하게 변신한 정선용 씨입니다. 책을 내기 전부터 ‘부동산 스터디’에 글을 연재하던 정 씨가 유명해진 계기가 있습니다. ‘소득편’이란 제목을 단 글에서 나훈아를 자본소득, 남진을 근로소득에 비교했죠. 직접 만든 곡이 많아 저작권 수입이 큰 나훈아는 자본소득자, 저작권 수입이 없어 공연과 CF 촬영 등 근로 활동을 계속해야 하는 남진은 근로소득자라는 찰떡같은 비유였죠. 이 글이 회자되면서 급기야 그의 글을 모아 책으로 내자는 제의가 들어왔고, 그렇게 낸 책으로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제2의 인생을 화려하게 열었다는 스토리입니다.
작금의 시대를 ‘자본소득자’로 살아가기 위해 ‘투자’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갈팡질팡하고 있다면, 바로 지금 커버스토리에서 팁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김소연 부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1호 (2022.01.05~2021.01.11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