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단 10분도 투자 못하는 건 변명이다_돈쓸신잡 #27

김초혜 2022. 1. 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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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계획을 세우고 실패하는 당신을 위한 두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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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헬스장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는 시기는 1월 초다. 이때는 불금에도 헬스장에 많은 사람이 몰려온다. 나는 그 시기에 헬스장에 가지 않는다. 사람들로 북적거려 제대로 운동을 할 수가 없다. 이럴 땐 차라리 야외에서 조깅하는 편이 낫다.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 1월 중순만 돼도 헬스장 인구밀도는 확 감소한다. 2월로 넘어가면 헬스장은 평소 모습을 되찾는다.

많은 사람은 연초에 그럴듯한 계획을 짠다. ‘꾸준히 운동해야지’ ‘한 달에 책을 한 권이라도 읽어야지’ ‘외국어 공부를 해야지’ ‘절약해야지’

인간은 관성의 법칙에서 지배당하는 동물이다. 1월 1일이 됐다고 해서, 한순간 새사람이 될 리는 없다.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다면 막연히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계획을 세웠다면 이 계획을 루틴으로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루틴이란 무엇인가. 어떤 일을 할 때 그것의 의미를 따지지 않고 기계처럼 하는 경지를 말한다.

우리는 매일 밥을 먹고, 세수를 한다. 밥 먹고 세수할 때마다 매번 이것의 의미를 깊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운동과 독서는 어떤가. 이것들은 감기 걸렸을 때 며칠 먹어야 하는 단기 처방 약이 아니다. 운동과 독서 역시 식사와 세수처럼 평생 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단단하게 하는 것들 대부분이 그렇다. 루틴으로 만들었을 때 의미가 있다.

계획을 루틴으로 바꾸는 건 쉽지 않다. 기계적인 습관의 경지에 도달하려면 삶의 태도와 생각의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 연초마다 똑같은 계획을 세우고, 똑같은 방식으로 실패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두 권을 소개한다.

「 〈타이탄의 도구들〉 저자: 팀 페리스 」
〈타이탄의 도구들〉 저자: 팀 페리스
이 책의 저자 팀 페리스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팟캐스트 진행자다. 그의 방송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유명인들이 나온다. 팀 페리스는 그들과 인터뷰를 하고, 같이 밥을 먹고, 여행을 하고, 때론 함께 운동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압도적인 성공을 거둔 사람이 가진 특별한 무기에 대해 탐구한다. 〈타이탄의 도구들〉에는 팀 페리스가 만난 수십 명의 거인이 우르르 등장한다. 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공통점이 있다. 자신만의 강력한 원칙이 있다. 그들의 삶은 견고한 루틴을 기반으로 돌아간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지만, 그중 매트 뮬렌웨그의 이야기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매트는 ‘워드프레스’(WordPress)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개발자다. 전 세계 인터넷 웹사이트 30~40%가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매트에게는 특별한 습관이 하나 있다. 그는 자신의 여러 습관 중 이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매일 잠들기 직전에 팔굽혀펴기를 1회 하는 것이다. 10회도 아니고 단 1회다. 1~2초면 할 수 있는 일이다. 사실상 운동 효과도 미미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늦게까지 일을 했더라도, 또 세상이 아무리 어수선하더라도 팔굽혀펴기 한 번도 못 할 만큼 힘들기는 불가능하다. 목표와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변명의 여지를 없애는 것’이다”

매트에게 팔굽혀펴기 1회는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내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을 길러주는 일종의 의식이다. 그의 설명처럼 몸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팔굽혀펴기 1회조차 못한다는 건 변명에 불과하다.

분명히 ‘올해는 꾸준히 책을 읽어야지’라는 계획을 세운 사람이 있을 테다. 만약 욕심을 내지 않고 하루에 10분만 읽는다면 어떨까. 일주일이면 70분이다. 1년이면 3650분이다. 하루에 10분만 책을 읽어도 1년에 대략 60시간의 독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10분을 못 낸다는 건 변명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개발자인 매트는 오늘 밤에도 팔굽혀펴기 1회를 할 것이다.

「 〈레버리지〉 저자: 롭 무어 」
〈레버리지〉 저자: 롭 무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2억이 조금 넘는다.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장인이라면 12억이라는 돈 앞에서 막막함을 느낄 것이다. 누군가는 막연히 이런 계산을 한다. 1년에 1억원을 벌면서 단 한 푼 쓰지 않아도 12년이나 모아야 서울의 평범한 아파트 한 채를 산다고. 이 가정조차 비현실적이다. 1년에 1억을 버는 사람이 어딘가엔 분명히 있겠지만, 중요한 건 그게 ‘나’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1억을 버는 사람이 한 푼도 안 쓰고 12년간 돈을 모으는 일도 불가능하다. 서울 평균 집값이 12억이 아니라 6억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럼 집을 사는 게 쉬운가? 아니다. 6억이라는 돈 역시 연봉 5000만원을 받으며 단 한 푼도 안 쓰고 모았을 때 12년 걸린다.

위와 같은 생각은 엉터리다. 저런 계산을 하며 ‘이번 생에 내 집은 없겠구나’라고 단념하면 평생 집을 살 수 없다. 집이란 과거에도 현재도 현금을 모아서 사는 자산이 아니다. 집은 레버리지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다. 레버리지의 사전적 정의는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처럼 이용하여 자기 자본의 이익 이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여기서 ‘타인의 자본’이란 은행의 돈일 수도 있고, 세입자의 보증금일 수도 있다. 혹은 둘 모두일 수도 있다. 8억짜리 집이 있는데 나는 3억 밖에 없다고 가정해보자. 어떻게 이 집을 살 수 있을까? 만약 이 집의 전세 보증금이 5억이라면 그 돈을 주고 들어올 세입자를 구하면 된다. 8억짜리 집에서 누군가는 5억을 내고 세입자로 살며, 누군가는 3억을 내고 그 집을 소유한다. 집을 소유한 사람의 투자금이 더 적다. 이것이 레버리지의 힘이다. 집주인은 레버리지를 쓴 것이고, 세입자를 레버리지를 당한 것이다.

롭 무어의 책 〈레버리지〉는 우리 일상 곳곳에서 작동하는 레버리지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든다. 레버리지란 집을 살 때만 필요한 공식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효율적으로 살기 위해선 레버리지를 이해해야 한다.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고 부자가 된 사람은 단언컨대 없다. 예컨대, 많은 구독자를 거느리며 큰돈을 버는 유튜버들을 보자. 그들 가운데 본인이 직접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까지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런 업무는 그쪽 전문가에게 외주를 맡기고,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본질에 집중한다. 타인의 기술이나 역량을 레버리지로 삼은 것이다. 묵묵하게 오랜 시간 일하는 사람보다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효율적으로 짧게 일하는 사람이 훗날 자유로운 삶을 얻을 확률이 높다. 레버리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점점 생각의 프레임 자체가 변한다. 계속 잘 되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보자. 그들은 레버리지의 달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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