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초점] 선 넘은 하이브, BTS 팬심 노린 장사도 정도껏

박정선 2022. 1. 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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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 기획 참여한 잠옷, 고가 판매 논란
'방탄소년단 NFT' 보이콧·굿즈 불매 움직임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방탄소년단(BTS)을 등에 업고 소속사 하이브가 각종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팬들은 이들 사업 중 일부가 음악과 전혀 무관하거나, 무성의한 것이 아니냐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위버스샵

현재 하이브 팬 커뮤니티 위버스샵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제작에 참여한 잠옷과 베개 등이 올라와 있다. 특히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온 잠옷의 가격은 상·하의 세트 한 벌 당 11만9000원으로, 다소 높은 가격이 책정됐다. 함께 출시를 예고한 베개 가격은 6만9000원이다.


해당 제품은 예약 판매로 진행됐는데, 판매를 예고했을 당시부터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는 팬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제품은 실크나 캐시미어 같은 고급 소재도 아닌, 100% 면 잠옷인데 소재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직접 제작·기획에 참여했다는 멤버 진 역시 “잠옷 좋은 소재 써 달라 했지만 무슨 가격이…나도 놀랐네”라는 글을 올릴 정도다.


문제는 하이브의 ‘팬장사’ 관련 지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지난해 11월 사업설명회에서 “음악산업과 새로운 테크놀로지 시너지로 다가올 미래를 팬 분들이 먼저 경험하도록 할 것”이라며 “하이브의 비전,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지지해 줄 파트너사를 찾았고 전략적 파트너십 하에 합작업인을 설립한 후 곧 현실이 될 사업을 구체화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하이브는 한국어 교재, MD(굿즈), 캐릭터 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대사업을 펼치고 있고, 올해 상반기 ‘방탄소년단 NFT’ 출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즉 방탄소년단을 앞세워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것이다.


‘팬 경험 확장’이라는 그럴싸한 이유를 들었지만, 방탄소년단 팬들은 음악과 무대에 충실해도 모자랄 판에 지나치게 부대사업에 몰입한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그간 방탄소년단이 친환경적인 행보를 해온 것과는 맞지 않는다며 ‘방탄소년단 NFT’를 두고 SNS상에서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다.


최근에는 정식 연재를 앞두고 네이버 웹툰에서 게재 중인 콘텐츠 ‘슈퍼캐스팅 : BTS’ 역시 부실한 내용으로 혹평을 받으며 낮은 평점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그간 위버스샵을 통해 판매된 굿즈의 불량 등의 품질 논란이 이어지며 불매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의 팬덤을 비롯한 다수 케이팝 팬덤은 과거처럼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 잘못된 것은 강하게 질타하고, 잘한 것은 추켜세우며 가수와 팬덤이 상호보완적 관계를 지향한다. 이를 통해 가수와 팬덤이 모두 올바른 길을 찾도록 돕는 관계로써 존재하고 있다. 최근 납득하기 어려운 굿즈 가격이나 품질 등을 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관계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사례로 최근 브레이브걸스의 소속사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에서 멤버들의 얼굴 사진이 프린팅된 소주잔 4개 세트를 5만5000원에 판매했다가 팬들의 비난이 커지자 상품을 다시 회수·환불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또 2017년에는 당시 워너원의 기획사였던 CJ ENM은 멤버들의 피규어 세트를 24만8000원에 묶어 판매해 ‘고가 마케팅’ 논란이 일자 뒤늦게 낱개 판매로 변경했다. 당시 워너원의 인기대로라면 출시와 동시에 완판이 됐을 테지만, 판매 방식 변경 전 실제로 30%밖에 예약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팬심을 노린 장사치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논란이 거세지면 뒤늦게 문제를 해결하는 식의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결국 팬들의 비판이 있음에도 근본적 문제는 방관한 채 직면한 문제만 급급하게 처리하는 식이다. 내 가수의 값어치를 높이는 일에 기꺼이 힘을 보태는 것이 팬이지만, 소속사 역시 ‘피 땀 눈물’ 흘려 번 팬들의 돈이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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