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어벤져스' 감독이 세운 제작사에 6000억원 투자(종합)

강나훔 2022. 1. 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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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GBO 스튜디오에 투자
'어벤져스' 루소 형제 제작사..2대 주주로 올라서
작년 디즈니·마블 출신 잇단 영입
글로벌 엔터기업으로 탈바꿈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넥슨이 세계적인 영화 감독 루소 형제와 프로듀서 마이크 라로카가 설립한 미국 AGBO 스튜디오에 총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이를 통해 넥슨은 영화 및 TV 분야에서 자체·신규 지식재산(IP)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게임회사에서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넥슨, AGBO 2대 주주 올라서= 6일 넥슨 일본 법인에 따르면 넥슨은 AGBO 스튜디오에 4억달러(약 4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중 최대 1억달러(약 12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AGBO는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위해 설립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제작사다. ‘어벤져스:엔드게임’, ‘캡틴아메리카:시빌워’ 등 4개의 마블 영화를 감독한 루소 형제와 각본가 크리스토퍼 마커스, 스테판 맥필리 등이 집필진으로 소속돼 있다.

현재 넷플릭스, NBC 유니버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 애플 TV+, A24, 로쿠(Roku) 등의 파트너와 함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및 극장 배급을 위한 영화 텔레비전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넥슨은 이번 투자로 AGBO의 지분을 38% 이상 확보하게 된다. 최대주주인 AGBO 경영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이다. 이에 따라 닉 반 다이크 넥슨 최고전략책임자(CSO)와 팀 코너스 넥슨 필름&텔레비전 수석 부사장이 AGBO 이사회에 합류한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넥슨은 수십 년 동안 대형 IP를 개발하고 전 세계 시장에 서비스해 인기를 유지하는 독보적인 능력을 지녔다"며 "AGBO와 넥슨은 다양한 플랫폼과 시장을 아우르는 콘텐츠로 전 세계의 고객을 감동시킨다는 핵심 비전을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루소 형제도 "넥슨과 AGBO의 파트너십은 프랜차이즈 영화와 게임의 융합을 전 세계적인 영향권으로 넓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며 이번 협업을 통해 양사 직원들은 스토리텔링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며 남다른 역량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

◆"세계적 콘텐츠 기업 도약"= 넥슨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넥슨을 디즈니 같은 세계적인 콘텐츠 회사로 만들겠다는 창업주인 김정주 NXC 이사의 경영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넥슨의 모회사인 NXC는 지난해 7월 다국적 투자은행 출신 알렉스 이오실레비치 CIO를 영입하는 등 전문 경영인 체제로 탈바꿈하면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NXC와 넥슨은 지난해부터 해외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7월 디즈니 출신인 다이크 CSO의 영입은 이러한 목표 실현의 출발이었다. 다이크 CSO는 디즈니에서 재직하는 동안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넥슨 합류 이후 넥슨 필름&텔레비전 조직을 총괄하면서 IP 영향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번 AGBO 스튜디오 투자 건도 다이크 CSO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2월 액티비전 블리자드·마블 스튜디오 최고임원 출신의 코너스 수석 부사장을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디즈니가 마블 스튜디오를 인수한 이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마블의 각종 IP 거래 전반을 총괄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넥슨의 포부는 국내 투자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넥슨은 최근 와이엔컬처앤스페이스(YNC&S)에 15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YNC&S는 2020년 YG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영상 스튜디오 구축을 위해 만든 합작사다. YNC&S는 현재 리듬시티 내 영상제작 스튜디오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AGBO 투자는 넥슨이 영입한 인물들의 ‘투자 DNA’가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큰 성과를 냈던 인물들인 만큼 게임사에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체질 개선도 가팔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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