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105) 수양가(修養歌)
수양가(修養歌)
김천택(1687~1758)
잘 가노라 닫지 말며 못 가노라 쉬지 말라
부디 그치지 말고 촌음(寸陰)을 아껴 쓰라
가다가 중지(中止)곳 하면 아니 감만 못하니라
-해동가요 주씨본(周氏本)
새해, 국운이 융성하기를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질주가 시작됐다. 올해는 중요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 선거, 지방 선거가 예정돼 있고, 코로나19와의 싸움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우리에게 옛 가객(歌客)은 잘 간다고 달리지 말고, 못 간다고 해서 쉬지 말라고 당부한다. 부디 중단하지 말고, 짧은 시간이라도 아껴서 쓰라고 한다. 가다가 중지해버리면 가지 않은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경구(警句)와도 같은 이 시조는 개인의 경우나 나라의 경우나 두루 적용된다. 대선 두 달을 앞두고 내홍에 빠져 대수술을 단행한 국민의힘도 다를 바 없다.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보는듯한 여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운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올 한 해를 우리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보내는 것이 어떠할까.
김천택(金天澤)의 호는 남파(南波). 숙종 때 포교를 지냈다. 창(唱)에 뛰어났고 시조를 잘 지어 해동가요(海東歌謠)에 57수를 남겼다. 1728년(영조 4년)에는 시가집 『청구영언(靑丘永言)』을 편찬해 국문학 사상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해동가요(海東歌謠)』 『가곡원류(歌曲源流)』와 함께 3대 시조집의 하나다.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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