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 소리끄면 재미없어" 수업 중 음담패설 쏟아낸 교사

[JTBC 캡처]

한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3년간 수업 중 음담패설을 일삼아 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간 학생들은 입시를 앞두고 불이익을 받을까 봐 차마 문제 제기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대전의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 A씨는 수차례 학생들 앞에서 성적인 내용을 언급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취지였다지만, 가치관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에겐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학생들이 제공한 녹취 파일을 보면 A 교사는 ‘정절’이라는 한자어를 설명한다고 하면서 “여러분을 만나는 여자는 이미 다른 남자를 겪어봤을 겁니다. 어떤 여자의 처녀성 가져올 수 있는, 획득할 수 있는 남자는 여기 없어”라고 말했다.

‘남녀상열지사’라는 한자 뜻을 풀이할 때는 “남녀가 서로 열을 낸다는 이야기예요”라고 했다. 또 “청각적인 자극이 얼마나 중요한데 야동 소리 끄고 봐봐, 재밌나. 아무리 예쁘면 뭐해, 소리를 들어야지”라고 하면서 성인물에 등장하는 배우를 언급하기도 했다.

여성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혐오하는 발언도 했다. A 교사는 “예쁜 애가 욕하면 당돌하고 귀여운 건데, 못생긴 애가 욕하면 XXX 없는 거지. 예쁜 애가 밝히면 개방적인 건데, 못생긴 애가 밝히면 XXX 겁니다”라고 했다.

A 교사의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은 “이런 성차별적이고 성희롱적이고 조롱 섞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 시간에 우리보고 무엇을 배우라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지 너무 당혹스럽고 화도 나고 수치스러웠다”고 밝혔다.

대전교육청은 설문조사 등을 통해서 진상조사를 벌였고 성희롱으로 결론 내렸다. 학교는 A 교사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해당 학교가 속한 재단은 A 교사를 재단 내 다른 학교로 보내기로 했다. 사립학교 교사의 징계는 국‧공립학교와는 달리 이사회에서 별도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A 교사가 교사 생활을 이어가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A 교사는 “학생들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잘못을 느끼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