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기다려라" 피 철철 병원 앞 2시간…中임산부 유산 발칵
새해 첫날 병원 앞서 유산한 임산부
병원측 PCR 검사 이유로 문전박대
피 철철 영상 퍼지며 네티즌 분노
2022년 새해 첫날, ‘제로 코로나’ 방침으로 전면 봉쇄된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한 임산부가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 막혀 병원 문 앞에서 피를 흘리며 유산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4일 한 네티즌은 자신의 처제가 병원 앞에서 2시간을 기다리다 결국 유산을 했다며 바닥에 피가 흥건한 영상과 함께 관련 상황을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렸다. 이 글과 영상은 ‘시안 임산부’ ‘산시 임산부 병원 앞에서 2시간 기다리다 유산’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중국 네티즌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이 글에 따르면, 임신 8개월 차인 글쓴이의 처제는 1월 1일 오후 7시쯤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긴급구조 전화 120(한국의 119)에 신고하려 했지만 계속 연결이 되지 않아 공안 범죄신고 전화인 110(한국의 112)을 통해 가까스로 오후 8시쯤 병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PCR 검사 결과가 4시간 뒤에 나온다는 이유로 그녀를 병원 밖에 2시간 넘게 방치했다. 10시쯤 그녀가 힘겹게 걸터앉아 있었던 간이 의자 위로 피가 흘러내려 땅까지 흥건해지자 병원은 그제야 수술실로 그녀를 이송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뱃속 아이의 심장박동은 이미 멎었다고 한다.
이 네티즌이 글과 함께 올린 영상에는 시안 가오신(高新)병원 이름이 그대로 노출됐고, 임산부가 피를 흘린 자리는 이 병원 응급센터 바로 앞이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가 중국 현지 매체 주파이신문(九派新聞)에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당사자인 임산부는 수술 후 회복 중이라고 한다. 또 다른 매체 봉황망(鳳凰網)에 따르면, 산시성 위생건강위원회(현지 보건당국)는 이 사안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산시성부녀연합회(여성가족부와 유사)에서도 상부 보고를 마쳤으며 권익 관련 부처에 피해 구제 가능 여부를 모색 중이라고 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집단감염 사태로 14일째 전면봉쇄 된 시안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중국 네티즌들은 더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융통성 없는 해당 병원의 방역 조치를 비판하며, 출산이 임박한 다른 임산부들은 어떡하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여러 매체를 통해 2020년 2월 국무원이 발표한 임산부 진료 및 분만 관련 방역 지침을 다시금 배포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네티즌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공관숙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연구원 sakong.kwans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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