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로' 김의성의 원칙 "촬영장서 농담도 조심, 돈값해야죠"

이이슬 2022. 1. 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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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사진=NEW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촬영장에서 의자에 앉아있을 때가 제일 행복해요."

배우 김의성이 배우라는 직업이 매력적이라며 한 말이다. 30년 넘게 연기를 업(業)으로 삼은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연기할 때 가장 재밌고 흥분된다고 했다.

김의성은 5일 오전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출연료는 단순한 물질적 가치가 아니라 배우에 대한 존중이 담긴 것"이라고 바라봤다.

'특송'은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로, 오는 12일 개봉한다.

김의성은 특송 전문 업체 백강산업의 백사장을 연기한다. 백사장은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특송 의뢰를 받는 프로 비즈니스맨. 수익 분배를 위해 은하와 티격태격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 은하를 위해 몸을 내던진다.

이날 김의성은 "극에서 체중이 가벼운 역할이라 마음에 들었다. 배역보다도, 여성 주인공이 액션을 주도하는 시나리오에 더 끌렸다"고 출연 배경을 꼽았다.

이어 "여성 액션 영화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주로 상상력에 의존했다면 '특송'은 피부에 와닿는 여성 캐릭터라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백사장에 대해 김의성은 "마냥 착한 사람은 아니고 한칼이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의성은 영화 '암살'을 비롯해 '부산행'의 인면수심 용석,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친일파 이완익으로 분해 강렬한 얼굴을 드러냈다.

그는 "제 연령대 남성 배우가 극에서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은 주로 악역이다. 사회에서 중년 남성들이 나쁜 행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악역이 많이 들어온다"며 허허 웃었다.

김의성은 베테랑 형사이자 깡패인 경필로 분한 송새벽의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촬영장에서 송새벽이 배역을 다소 루즈하게 가져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시사회 때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내가 한 수 배웠다. 얼마나 단단하게 캐릭터를 구축했는지 알겠더라. 특유의 느린 말투를 오히려 공격적인 무기로 활용하는 모습에 놀랐고, 연기 접근도 대단하다. 박수를 백번 치고 싶다."

주인공 은하로 분한 배우 박소담은 최근 갑상선 유두암 수술을 마쳐 '특송' 홍보에는 나서지 못했다.

김의성은 "박소담과 거의 매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홍보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몫을 하려 하고 있다"며 "워낙 큰 수술을 받았지만, 경과가 매우 좋고 잘 회복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1987년에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해 이듬해 영화 '성공시대'로 얼굴을 알렸다. 34년 차 배우 김의성은 "작품을 선택할 때 여러 요소를 고려하지만 내 연기에 얼마를 지불하는지도 중요하다. 단지 돈 문제가 아니라 저에 대한 존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돈 받은 만큼 연기하는 배우라는 평을 듣고 싶다. 그래야 제가 일을 계속, 많이 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배우는 참 매력적인 직업이다. 여전히 촬영장에 나가는 길이 좋다. 현장에 가면 천으로 된 의자가 있는데 거기 앉아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일을 열심히 하면 돈을 많이 주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 나이를 들어도 배우로 더 열심히 연기하고 싶다."

후배들과 격 없이 어울리기로 유명한 김의성은 "나이가 같거나 어리면 친구처럼 대하지만, 윗사람한테는 조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50대 후반인데, 촬영장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편이다. 더군다나 남성 배우이고. 강자 중의 강자다. 농담을 날카롭게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은 기분 나쁘거나 움츠러든다는 걸 잘 알기에 조심하려 한다"고 전했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 소망을 묻자 김의성은 코로나19 종식을 꼽았다. 그는 "영화인들이 모여 어깨를 부딪치며 신나게 떠들고 싶다. 전처럼 함께하며 웃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고 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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