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변" 말 아꼈던 北, 미사일로 김정은 속내 보여줬다
북한이 5일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상의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올해 들어 북한의 첫 무력시위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종전선언은 물론 지난 1일 탈북자 월북 사태와 관련해서도 침묵을 지키면서 당분간 정세를 관망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했다. 지난 1일 올해 신년사격으로 공개한 당 전원회의(8기 4차) 결정문에서 "다사다변하다'며 대남메시지를 아꼈다.
새해 대남·대외분야 메시지도 총 1만 8400여 글자에 달하는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서 78자(공백 포함) 한 문장의 결론으로 갈음했다. 하지만 이날 미사일 발사로 북한의 속내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북한은 지난해 1월 22일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던 것처럼 동계훈련 기간중 '국방력 강화'의 일환으로 여길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일 발표한 전원회의 결정문에서 "현대전에 상응한 위력한 전투기술기재개발 생산을 힘있게 다그치며 국가방위력의 질적변화를 강력히 추동하고 국방공업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목표를 계획적으로 달성해 나가야 한다"고 밝히며 국방력 강화에 매진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동계훈련 기간이고 곧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신형전략무기보다는 이미 실전 배치한 대구경방사포(KN-25)나 단거리전술미사일(KN-23)의 성능개량 및 숙달훈련일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대구경방사포의 경우 여러 발을 단시간 발사하는 능력을 확인하고 숙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동계훈련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1월 8일)을 기해 미사일 카드로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북한이 공개하지 않은 새로운 대외전략의 일환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연말 전원회의 당시 사흘 동안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과 이선권 외무상 등이 참여해 대남·대미 전략을 협의하는 시간을 가졌음에도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이번 미사일 발사가 김 위원장이 종전선언 논의 '선결조건'으로 내놓은 이중기준과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속해서 미사일 개발에 나서겠다는 북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중기준 철회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동시에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압박용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북한 핵은 더욱 고도화, 대량화, 다종화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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