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고향 같다"는 켈리, "2022년 우승 위해 다 바치겠다"

이형석 2022. 1. 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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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가 2021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5회 말 2사 1,2루에서 페르난데스를 삼진으로 잡아낸 후 포효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미국 출신의 케이시 켈리(33·LG 트윈스)는 "서울이 고향처럼 느껴진다"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올겨울 LG와 150만 달러(약 18억원)에 재계약했다. 서울을 홈으로 사용하는 LG 트윈스에서 4번째 시즌을 맞게 돼 헨리 소사(LG 2015~2018년 40승, KBO통산 77승)와 함께 줄무늬 유니폼을 가장 오래 입은 외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지난해 이미 구단 역대 최다승(42승) 투수로 이름을 올린 그다.

LG 구단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 자리를 예약한 켈리는 계속 정진하고 있다.

그에게 2021년은 특별했다. LG는 우승의 한을 풀고자 앤드류 수아레즈를 영입하며 "켈리가 2선발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적료를 포함해 신규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인 100만 달러를 꽉 채워 데려온 수아레즈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2021년 LG 에이스는 역시나 켈리였다. 자존심이 상했을 법한 켈리는 총 30경기에 등판해 13승 8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다. LG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한 차례도 거르지 않았고, 팀 내 최다승·최다이닝을 책임졌다. 11월 5일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1실점(0자책) 호투해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수아레즈도 정규시즌 10승 2패 평균자책점 2.18로 성적이 좋았지만, 부상으로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또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평균자책점 4.26에 그쳤다.

켈리는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도 작성했다. 2020년 5월 16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시작으로 2021년 10월 30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KBO리그 역대 최다인 57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던졌다. 이 부문 1위였던 양현종(KIA 타이거즈·47경기)을 뛰어넘은 후에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켈리는 "꾸준한 건강과 경기력, 적지 않은 행운이 종합적으로 맞아떨어져 멋진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라고 기뻐했다.

특별한 추억도 남겼다. 아버지 팻 켈리가 11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PO 3차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켈리는 시포자로 나서 직접 아버지가 던진 공을 잡았다. 켈리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의 벤치 코치 출신으로 현재 마이너리그 트리플A 루이빌 배츠 감독을 맡고 있는 아버지의 영향을 야구를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와 나에게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다. 야구에 입문한 뒤 아버지와 함께 있었던 시간이 드물었는데, 아버지가 지켜보는 앞에서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공을 던져 기뻤다. 또한 아버지와 함께 시구·시포 행사까지 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켈리에게 LG 트윈스와 서울(잠실)이 고향처럼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새해 켈리에게 가장 간절한 소망은 LG의 우승이다. 구단과 팬들의 우승 염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서울에서 함께 지내던 아내가 지난해 9월 미국으로 돌아가 아들을 낳았는데, 켈리는 출산휴가도 반납한 채 계속 마운드에 올랐을 정도다. LG가 순위 싸움 중이었고, 미국을 다녀오면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LG 제공

켈리는 "지난해 우리가 원했던 바를 이루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지만, 전보다 더 강해진 것을 확인했다. 2022시즌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란 기회를 꼭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켈리는 LG의 우승 도전을 위한 능력과 함께 목표 의식을 갖췄다. 그는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4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78로 굉장히 강하다. 가을 야구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고 한다. 그는 "지난 3년에 걸쳐 열심히 노력했으나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다. 2022시즌에는 우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우승하도록 모든 것을 다 바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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