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활용 가능 온라인 콘텐츠 제공.. 성도 '주 7일 예배자'

박용미 2022. 1. 5.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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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목회를 말하다] 신촌미디어랩 개원 신촌성결교회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 청년들이 지난해 줌을 통해 현지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도하는 ‘랜선 선교’를 진행하고 있다. 신촌성결교회 제공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박노훈 목사) 성도들은 코로나19 기간 ‘주 7일 예배자’가 됐다. 교회가 예배당에 올 수 없는 성도들을 위해 언제 어디서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했기 때문이다. 팬데믹으로 모두가 한자리에 모일 수 없어 교제와 공동체성이 약화하기는 했으나, 대신 성도 개인은 하나님을 깊게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난달 23일 교회에서 만난 박노훈 목사는 “코로나19로 성도들의 영성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데, 나는 오히려 성도들의 영성이 깊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성도들이 예배당에 일주일에 한 번 나와 예배를 드리고 의무를 다했다고 여겼다. 그런데 교회가 가정 학교 직장 등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는 예배 콘텐츠를 만들면서 성도들의 인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그동안 교회가 세상의 변화에 늘 뒤처졌는데 코로나19로 교회의 온라인 접근성이 향상돼 예배의 지경이 넓어졌다고 봤다.

박노훈 목사가 지난달 23일 교회 안에 있는 ‘신촌미디어랩’에서 온라인 콘텐츠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모습. 강민석 선임기자


신촌성결교회는 2020년 교회 안에 ‘신촌미디어랩’을 개원하며 신촌미디어선교회도 조직해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온라인 활용을 잘하는 청년 세대를 위해서는 코로나 직후 모든 교육 과정을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활용이 어려운 장년 세대는 온라인 활용법을 함께 교육하면서 점진적으로 온라인 친밀도를 높이는 등 세대별로 다른 정책을 취했다. 목회자들도 수시로 온라인 관련 세미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난해 초 개최한 ‘20일 온라인 부흥회’는 기술의 발전을 십분 활용한 아이디어였다. 교단의 대표적 부흥사이자 신촌성결교회 설립자인 이성봉 목사의 생전 목소리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 ‘천로역정강화’ 말씀을 제작한 것이다. 박 목사는 “이 목사님은 ‘천로역정’ 설교로 유명하신 분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이때 천성을 향해 걸어가는 크리스천의 모습이 성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온라인으로 했기에 20일이라는 긴 시간 부흥회가 가능했다. 또 전 세계에서 부흥회에 참석해 피드백을 보내오는 등 반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교회는 주일 설교를 요약해 제공하는 ‘말씀 플러스’, 아침 출근 시간을 말씀과 함께 시작할 수 있는 ‘이른아침 기도회’, 각 가정이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가정예배’, 교회 내 의료인들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진 건강 프로그램 ‘생생노트’ 등을 유튜브에 올렸다. 특히 ‘생생노트’는 성도들뿐 아니라 코로나로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비기독교인들을 위한 전도의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다.

교회의 열심에 성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성도들이 유튜브로 홈쇼핑을 열어 강원도 양구 지역교회를 돕는 일에 나섰다. 매년 성도들이 양구를 방문해 단기선교 활동을 해왔으나 코로나19로 현장에 가지 못하게 되자 마련한 행사다. 홈쇼핑 이름은 ‘이보다 더 비쌀 수 없샵’.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겨 지역교회를 돕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성도들이 방송 기획, 진행, 촬영 등을 모두 맡아 양구 지역교회가 생산한 멜론과 사과 등을 팔고 수익금을 교회에 전달했다.

청년부는 해외 단기선교 대신 ‘랜선 선교’를 펼쳤다. 10년 넘게 청년 300여명이 일본 인도 탄자니아 미얀마 등으로 나가던 선교가 멈추자 현지 선교사를 연결해 기도제목과 현지 상황을 듣고 함께 기도한 것이다. 자체적으로 굿즈를 만들어 판매해 수익금으로 현지 교회를 돕기도 했다. 또 온라인 요리경연대회나 퀴즈 프로그램 등 젊은 세대만의 관점으로 다양한 사역도 이어졌다.

청년들이 지난해 수익금을 선교지에 전달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굿즈를 판매하는 모습. 신촌성결교회 제공


박 목사는 “코로나는 회개하라는 하나님의 신호임과 동시에 선을 행하면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라는 부르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수기 16장에 보면 전염병이 시작됐을 때 모세와 아론이 치유자이자 방역관의 역할을 한다. 1895년 조선에 콜레라가 창궐했을 때 에비슨 선교사는 국내 근대 의학 최초의 ‘질병관리본부장’이 됐다”며 “하나님의 뜻은 교회가 위기의 전면에 나서 능동적인 중보자 위로자 치료자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회는 지역 상권을 위한 이웃사랑 쿠폰 발행과 공감소비운동 참여, 미자립교회 후원금 지원, 해외 선교지 응급키트 지원 및 심장병 어린이 수술 후원 등 나눔 사역에도 나서고 있다.

박 목사는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현장 예배 회복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교회는 오프라인이 온라인을 밀어내는 것을 목표로 사역할 것이 아니라 두 방향 예배를 적절한 비율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대교회에 큰 부흥이 일어난 배경에는 미디어 활용이 있었다. 복음서와 바울서신 등 요즘으로 친다면 구독자 수가 높은 콘텐츠들이 가정교회에서 널리 회람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던 것”이라며 “이 은혜는 다시 교회들을 든든히 세워나가고 확장해가는 선순환 작용을 일으켰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교회는 초대교회를 본보기 삼아 수준 높은 신앙 콘텐츠를 제작하고 보급하는 데 더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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