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점술가도 못 맞출 주식시장

박병희 2022. 1. 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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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말 14개 월가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뉴욕증시 S&P500 지수의 2021년 말 평균 예상치였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월가는 물론, 국내 증권사들도 새해 주식시장 예측치를 내놓지만 들어맞는 경우가 별로 없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을 때가 많다.

뉴턴이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 주식에 투자했다가 재산을 거의 다 날렸다는 일화는 주식시장에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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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4056.

2020년 말 14개 월가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뉴욕증시 S&P500 지수의 2021년 말 평균 예상치였다. S&P500 지수는 월가 평균 예상치보다 17.5% 높은 4766.18로 지난해 거래를 마쳤다. 14개 은행 중 가장 높았던 JP모건 체이스의 예상치 4400보다도 8.3% 높았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월가는 물론, 국내 증권사들도 새해 주식시장 예측치를 내놓지만 들어맞는 경우가 별로 없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을 때가 많다.

미국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1908~2006)는 "경제 예측의 유일한 기능은 점성술을 존경스럽게 만드는 것"이라며 경제 예측의 무의미함을 꼬집었다. 그러니 주식 투자로 돈을 벌기란 꽤 어려운 일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1월4일은 아이작 뉴턴(1643~1727)이 태어난 날이기도 하다. 뉴턴은 379년 전 오늘 태어났다. 그는 인류 역사상 손꼽히는 천재 과학자지만 비이성적인 주식 투자자였다. 뉴턴이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 주식에 투자했다가 재산을 거의 다 날렸다는 일화는 주식시장에서 유명하다.

뉴턴은 처음에는 200파운드 미만에 주식을 샀다가 350파운드에 파는 등 적당한 수익이 나면 주식을 매도하면서 재미를 좀 봤다. 하지만 남해회사의 주가는 거품의 절정기 때 1000파운드를 뚫고 올라갔다. 뉴턴은 주식을 계속 보유했다면 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고 결국 남해회사 주가 거품이 붕괴되기 직전에 또 주식을 매입했다. 손실이 나자 뉴턴은 물타기는 물론, 차입까지 하며 비이성적인 투자를 했다.

지난해 뉴욕 증시가 급등하자 거품 논란이 거세졌다. 원조 채권왕 빌 그로스는 시장이 ‘황홀경(euphoria)’에 빠졌다며 위험을 경고했다.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을 지적하는 기사도 잇따랐다.

야성적 충동은 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가 1936년 집필한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인간의 비경제적 본성을 설명한 개념이다. 케인스는 인간은 수시로 동물적 근성이나 감정에 따라 움직여 비합리적이고 계산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많은 주식 투자자들이 합리적으로 계산하지 못하며 이 때문에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주식시장은 물론 비트코인,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시장에도 야성적 충동 광풍이 몰아쳤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로 대폭 낮췄고 이 때문에 대규모로 풀린 돈의 힘이 원인이었다. 특히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1년 이상 제로금리를 유지한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1조7500억달러 재정지출을 하면서 전 세계 유동성이 급격히 팽창했다.

한편으로 일자리가 줄고, 소득 불균형이 커지면서 정당한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 자산 투자로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가 자산 가격 상승에 일조하는 것은 아닌지 싶어 씁쓸한 생각도 든다.

각설하고 올해는 미국의 돈줄 죄기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Fed는 오는 3월께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세 차례 정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유동성이 줄어들어 지난해만큼 야성적 충동이 활개치기는 어려워지는 셈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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