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삼프로TV

이경희 2022. 1. 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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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이노베이션랩장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의 대선특집이 화제다. 삼프로TV는 후보마다 1시간 30분씩 경제 정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묻고 답했다. 한국의 주식시장 저평가 및 공매도에 대한 생각, 부동산 세제에 대한 의견과 방향 등 주요 경제 정책 쟁점을 짚었다. 지난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이어 2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까지 네 명의 영상이 올라왔다. 3일 정오 기준 이재명 후보편(532만회), 윤석열 후보편(283만회)을 포함해 대선특집 조회수는 총 930만회에 달한다. 영상에는 “네 후보의 인터뷰를 모두 보고 나니 우량주·성장주·테마주·작전주가 보인다”거나 “뽑을 후보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판단에 도움이 됐다”는 등의 감사 댓글이 달렸다. 네이버·구글 검색창에 ‘삼프로’를 치면 “삼프로가 나라를 구했다”는 문장이 자동완성으로 뜰 정도다.

이번 선거는 유난히 정책은 실종되고 네거티브만 난무했다. 누가 더 싫은가를 가려 덜 싫은 사람을 뽑을 수밖에 없는 ‘비호감 월드컵’이라는 데 좌절한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삼프로TV 대선특집은 이번 대선이 네거티브로 치달은 데엔 기성 언론의 책임도 크다는 걸 보여준다.

TV토론은 대선의 향방을 가르는 방향키였다. 1960년대 케네디 미국 대통령을 탄생시킨 것도,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시킨 것도 TV 토론이다. 한국에선 1997년 TV 토론이 공식 도입됐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첫 수혜자가 됐다. 그러나 반세기가 넘은 TV 토론도 달라질 때가 된 듯하다. 삼프로TV는 기계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후보별 발언 시간을 제한하는 기존 TV토론 방식이 유권자의 판단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안겨줬다. 삼프로TV에 달린 댓글을 보면 기성 언론이 대선 이슈를 보도하는 방식에 대한 반성도 하게 된다.

“우리는 누군가가 뽑아준 기사 제목, 단편적인 사건의 전달이 아닌 후보의 생각, 마음, 자세 등을 보고 스스로 고민해보는 기회가 필요한 거였다”(‘플로케’) “포털 조회수로 돈을 버는 수준 낮은 기사 양산 시스템이 얼마나 문제인지, 언론·포털개혁이 왜 필요한지 절실히 느끼게 했다”(‘일당백’)

독자와 시청자의 눈높이를 따라잡는 건 언론의 과제로 남았다.

이경희 이노베이션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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