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구리시, 전국 최소 주차공간 고민 '공유주차장'으로 풀었다

박재구 2022. 1. 3. 20: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백화점·학교·교회·식당 등 주차장
이웃에 제공하면 市에서 시설 지원
市도 공공기관 주차장 무료 개방
공영주차장도 늘려 주차난 해결
안승남 구리시장(오른쪽 네번째)이 지난해 4월 구리시 1호 민간 공유주차장 현판식을 하고 있다. 구리시 제공


최근 주차문제로 인한 분쟁이 끔찍한 사건으로 확대되는 등 부족한 주차공간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아파트 같이 비교적 주차 공간이 여유있다고 생각되는 곳에서도 주차로 인한 시비가 잦다. 세대 수에 비해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구도심의 주택 밀집지역의 주차난은 더욱 심각하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말 기준 자동차 등록대수는 2436만대에 이른다. 사유지(아파트·빌라 등) 내 주차로 인한 갈등으로 접수된 민원은 2만4817건으로, 2010년 대비 153배 급증했다.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인해 주택 밀집지역 이면도로에는 무분별한 주차가 계속되는 등 주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불법 주차는 발생 등 재난 발생시 소방차 진입을 어렵게 해 골든타임을 놓치고 대형사고로 확대될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경기도 구리시는 ‘공유주차장 제도’를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구리시는 전국 자치구를 제외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적은 면적(33.3㎢)으로 주차공간 확보가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다. 구리시의 ‘공유주차장 제도’는 공공기관, 학교, 교회는 물론 대형 유통상가 등의 부설주차장을 이웃 주택가 주민들에게 무료 또는 유료로 개방하는 제도다.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 안정적으로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 1월부터 개방한 구리 부양초등학교 공유주차장 입구. 구리시 제공


구리시는 2020년 5월 롯데백화점 구리점과 부설주차장 65면을 주민들과 공유 사용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롯데백화점 구리점이 서측 주차장의 공간을 제공하고, 시는 이에 따른 주차시설 확장과 개보수 등 주차 운영 관리를 돕는다. 이를 통해 인근 다세대주택 등 주택 밀집지역 주민들의 부족한 주차공간 갈증을 해소하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구리시 수택동 음식점 옥화식당의 부설주차장이 구리시 1호 민간 공유주차장으로 재탄생했다. 이는 5면 이상의 부설주차장을 5년 이상 주민에게 개방하면 주차선 도색 등을 시가 지원하는 공유주차장 시설개선 지원사업에 선정된 첫 번째 민간 공유주차장이다. 옥화식당은 기존 주차선을 제거한 후 재도색해 주차면을 22면에서 24면으로 늘렸다. 차량 멈춤턱을 설치해 주차 편리와 안전성을 높였다.

구리시는 이런 성공 사례를 늘려나가며 지역 내 많은 상가 등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청 등 공공기관 주차장을 구리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구리시청과 각 동 행정복지센터, 청소년수련관 등 11곳의 주차장 1118면에 달한다.

공영주차장 또한 확대하고 있다. 시는 KT 구리지사 뒤편 수택동 일원 3필지에 구리전통시장 제2공영주차빌딩 건립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2년 전통시장 내 공영주차장을 건립했지만, 주차 면수가 119대에 불과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구리전통시장 제2공영주차빌딩 조감도. 구리시 제공


총 3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하 3~4층 335면 규모로 조성되는 구리전통시장 제2공영주차빌딩이 문을 열면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인한 불편해소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가 되살아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준공한 인창중앙공원 공영주차장은 2022년 2월까지 무료로 시범 운영을 한 후 3월부터 유료 운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인창중앙공원 공영주차장은 지하1층 99면 규모로 인창동 지역의 주차난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구리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동 시행한 구리수택 행복주택에 200면 규모의 지하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지난해 9월부터 유료로 운영하는 등 시민들의 부족한 주차공간 해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승남 구리시장
“민간건물 주차공간 나눔, 지역사회 협력의 좋은 모델”


안승남(사진) 구리시장은 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영주차장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부지확보 어려움과 더불어 1면 당 7000만원에서 1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등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며 "구리시는 주차 공간 나눔을 실천하는 공유주차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차 문제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시장은 "기존 주차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주택가 및 도심지 주차난을 해결하는 공유주차장은 저비용으로 신속하게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며 "상가 학교 종교시설 주택 등 민간 건물이 동참하는 공유주차장 참여 지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구리시 주차장조례 시행규칙을 개정, 지원 범위와 지원 한도를 확대하는 등 개인주택 담장 허물기를 통한 주차공간 확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리시는 지난해 11월 12일 부양초등학교와 학교 주차 공간 개방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달 1일부터 35면의 주차 공간을 평일 야간과 주말, 공휴일에 한해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안 시장은 "부양초 공유주차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지역사회와 학교 간 협력 사업의 좋은 모델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많은 기관이 공유주차 사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리시는 더 많은 민간 건물과 공공기관이 공유 주차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유주차장 제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아직 참여하지 않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학교·민간에서 많이 참여해 공유 주차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리=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