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래 청사진 안 보이는 대선.. 한국 사회의 암울한 미래

2022. 1. 3.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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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후보가 확정된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이를 구체적인 정책에 담아 유권자를 설득하는 것이 선거운동인데, 지난 두 달간 윤 후보의 정책을 갖고 논쟁이 벌어진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가.

두 후보 모두 미래 청사진을 보여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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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후보가 확정된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그동안 후보들은 매일 어딘가를 찾아가고 누군가를 만나며 무언가 메시지를 꺼냈다. 정책과 공약을 말했지만, 유권자에게 각인된 것이 과연 하나라도 있었나 싶다. 선거판 이슈는 늘 후보 가족 문제이거나 후보와 관련된 수사 문제이거나 후보가 질러놓는 말실수였다. 유권자의 귀를 잡아끄는 아이디어, 논쟁을 벌일 만한 구상이 제시되지 않으니 후보들이 어떻게 미래를 열어가려는지 힌트도 얻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미래 구상을 알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말이 너무 자주, 너무 반대로 휙휙 바뀌어 왔기 때문이다. 기본소득부터 국토보유세까지 청사진의 골격이 될 핵심 정책들을 뚜렷한 설명 없이 철회하거나 슬그머니 집어넣었다. “국민이 반대하면 철회하겠다”고 했다가 “철회한다는 게 아니라 설득하겠다는 뜻”이라며 또 말을 바꾸고, 부동산 세금을 대폭 올리는 증세론을 외치더니 언제부턴가 양도·보유·취득세를 다 깎아주겠다는 감세론자로 변신했다. 정책의 유연함을 넘어 모호함에 이른 탓에 그가 말하는 한국의 미래도 모호해졌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정권 교체를 미래 비전의 동의어로 착각하는 듯한 메시지에 머물렀다. 문재인정부의 여러 실패는 분명히 바로잡아야 하지만, 그것이 새 정부의 청사진일 수는 없다. 자유를 지키고 약자를 보호하며 공정을 세우겠다는 원론적 선언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를 구체적인 정책에 담아 유권자를 설득하는 것이 선거운동인데, 지난 두 달간 윤 후보의 정책을 갖고 논쟁이 벌어진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가. 선거캠프의 내홍이 정책이나 공약보다 훨씬 더 큰 뉴스가 돼 왔다.

이·윤 후보는 각각 큰 정부와 작은 정부의 정반대 노선을 택하고 있다. 정책의 출발점이 극명하게 다르니 치열한 논쟁이 벌어져야 할 텐데, 부동산 세금부터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사안마다 목소리가 대동소이해졌다. 표가 되는 말만 골라 경쟁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불러냈다. 안 후보의 지지율 급상승은 윤 후보를 지지하던 중도층이 이탈한 결과이며, 그들이 이 후보를 대안으로 택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까닭은 자명하다. 두 후보 모두 미래 청사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렇게 지리멸렬한 대선이 결정할 미래에 유권자들은 두려움을 느낀다. 지금 같은 선거판이 계속된다면 그 실망은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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