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레버리지 사들이는 서학개미, 괜찮을까

김기진 2022. 1. 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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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해외 투자가 갈수록 활발해진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2019년 217억5000만달러에 불과했던 국내 투자자 해외 주식 매수금액은 2021년 2067억3300만달러로 급증했다(12월 27일까지).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해외 투자는 필수다. 하지만 걱정되는 점이 하나 있다. 레버리지 ETF에 서학개미 자금이 몰린다는 것이다. 2021년 초부터 12월 29일까지 해외 주식 매수금액 3위를 기록한 종목은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Shares ETF’다. ICE반도체지수 일간 등락폭의 3배를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매수액 4위 ‘ProShares UltraPro QQQ ETF’는 나스닥100지수 일일 등락폭 3배를 추구한다. 10위 ‘MicroSectors FANG+ Index 3X Leveraged ETN’까지 포함하면 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3개가 3배 레버리지 상품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일반 상품에 비해 리스크가 크다.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배로 늘지만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배가 된다. 횡보 장세에도 손해를 볼 확률이 높다. 한번 손실을 보면 복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단점이다. 이런 단점 때문에 레버리지 ETF를 두고 ‘도박형 상품’이라고 비판하는 이도 있다. 리스크가 커 국내에서는 2배 레버리지까지만 허용된다. 장기 분산 투자로 리스크를 줄이는 ETF 본질과도 동떨어졌다. 고수익을 노리고 레버리지 상품을 매입했다가 오히려 개미지옥에 빠지는 투자자가 대거 등장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이유다.

물론 투자자 성향에 따라, 시장 상황에 따라 잠깐 담기에는 좋은 상품일 수 있다. 하지만 월가에서 미국 증시와 관련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 정부가 유동성 회수에 나설 것을 예고한 상황에서 레버리지 상품에 이렇게나 매수세가 몰리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벼락거지’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무리한 선택을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고 투자 전략을 점검할 때다.

[김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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