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 571원' 아빠 울린 피자집..사장님 품속 '돈쭐 전표' 깜짝
통장 잔고에 571원뿐인 한부모 아빠에게 피자를 제공한 30대 피자집 사장의 사랑이 연말까지 선한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황진성 사장은 31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뒷얘기를 소개했다.
지난여름 피자집에 생긴 일
파리 날리는 인천 만수동의 한 피자집. 앱을 통한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 요청 사항이 무척 길어 눈길이 갔다.
아빠 A씨는 배달 앱에 주문을 넣고 요청사항에 ‘7살 딸을 혼자 키우은 데 당장 돈이 없다. 기초생활급여를 받는 20일에 바로 돈을 드리겠다’는 사연을 적었다.
황 사장은 “알바를 하던 동생과 함께 주문 전표를 봤다. 우리 형도 당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큰 고민하지 않고 피자를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황 사장은 돈을 받지 않고 결제 완료로 체크하고 피자를 만들었다.

황 사장은 ‘부담 갖지 마시고!!! 또 따님이 피자 먹고 싶다고 하면 연락 주세요’라고 큼지막하게 피자 배달 포장 박스에 써서 배달했다.
A씨는 나중에 인터뷰에서 “배달 앱에 (외상을 해달라는 사연을) 써놓고 보낼지 말지 세시간 정도는 고민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황 사장에게 생긴 일
황 사장의 선행이 지난 8월 SBS를 통해 보도됐다. 이후 파장은 컸다. 황 사장의 가게에 전국에서 주문이 쏟아졌다. ‘돈으로 혼쭐을 낸다’는 이른바 ‘돈쭐’을 내는 주문이 이어진 것이다.
31일 뉴스쇼에 나온 황 사장은 “기사가 나가고 사흘가량은 전화 두 대에서 잠시도 멈추지 않고 주문이 쏟아졌다. 친형과 형수까지 가게로 와서 도왔다. 계산만 하고 물건을 안 받는 분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받은 주문 전표 한 무더기를 안 주머니에서 꺼냈다. ‘물건을 안 받겠다’며 지불을 마친 전표를 모아놓은 것이다.

전표 주문자 요청 사항에는 ‘그 가족께 전달해 주세요’, ‘만들지 마세요. 어려운 이웃이 무료로 요청할 때 그때 주세요’, ‘뉴스 봤습니다. 멀어서 못 먹지만 함께 하고 싶습니다', '맛있게 먹은 거로 할게요’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황 사장은 “전표를 버리질 못하겠더라”라고 말했다.
아빠와 딸에게 생긴 일
홀로 딸을 키우는 A씨에게도 성원이 답지했다. 첫 보도를 한 SBS는 시민들이 보내온 후원 물품과 800만원 규모의 후원금을 A씨에게 전달했다. 김씨 부녀는 이 후원금으로 끊긴 가스비와 통신비를 냈다. 달걀 등 1만원 어치 저녁거리를 구입했다.
그리고 그 나머지를 인천 아동복지협회에 기부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아이를 키우는 집에 써달라고 했다. 조손가정이 자신보다 더 사정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해서다.
A씨는“그때 생일날 피자를 먹고 딸이 너무 좋아했다. ‘우리 아빠 최고’라고 했다. 거기 있는 글을 읽어주고 아빠가 사주는 게 아니라고 했다. 읽어주면서 마음이 아팠다. 딸에게 (후원금을) 못한 사람 도와주면 어떠냐고 했다. 그냥 그렇게 쉽게 갖다 주자라고 했다”며 “사장님께 감사하다. 못난 아빠 체면을 살려주시고. 덕분에 행복했다. 사장님이 베푼 마음처럼 나도 베풀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에 생긴 일
크리스마스에 A씨는 황 사장에게 10만원을 카카오톡으로 보내왔다. A씨는 "만약 이런 상황이 있으면 좋은 데 써달라"고 했다.
황 사장은 "받을까 말까 하다가 받는 게 맞겠다는 생각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황 사장에 따르면 A씨는 여전히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딸은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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