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2021' 스포츠계 웃고 울린 10대 뉴스

김찬홍 입력 2021. 12. 3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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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사상 초유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펜데믹 사태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암운은 2021년에도 스포츠계를 뒤덮었다.

그럼에도 올해는 방역지침 아래 프로스포츠 경기가 대부분 정상적으로 치러졌다. 팬들에게 경기장 문이 다시 열렸고, 선수들은 극적인 드라마로 환호에 보답했다. 1년 연기된 지구촌 최대 축제 ‘2020 도쿄 하계 올림픽’은 큰 탈 없이 마무리됐다. 2021년 마지막 날, 한 해를 장식한 스포츠 뉴스를 정리해봤다.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 장면.  AP 연합


코로나19도 막지 못했던 도쿄 올림픽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도쿄 올림픽은 개막 직전까지 의문 부호가 붙었다. 일본 도쿄 현지에서 대회 직전 연일 5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이례적으로 개회식에 국외 수상들이 대거 불참하고 각 종목 주요스타들도 줄줄이 참가를 포기하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다.

대회 준비도 부실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선수촌의 침대가 골판지로 제작돼 휴식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논란과 더불어 다른 기타 시설들도 미흡해 비판에 시달렸다. 폭염과 방사능 문제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올림픽이 될 것이란 비관론이 팽배했다.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사상 초유 무관중 대회라는 악재와 더불어 싸늘한 시선 속에 시작된 도쿄 올림픽이었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코로나19와 무더위로 집밖으로 나서지 못한 많은 이들이 도쿄 올림픽을 보기 위해 TV 앞으로 모였다.

승리 후 기뻐하는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   연합뉴스

국민에게 감동 선사한 태극전사들

도쿄 올림픽에서는 태극전사들이 연일 감동 드라마를 쓰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에 국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올림픽 ‘효자 종목’ 양궁은 안산과 김제덕이 혼성 단체전에서 합작한 첫 금메달을 시작으로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휩쓸었다. 이중 안산은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양궁 역사 첫 올림픽 3관왕이자 한국 스포츠 사상 첫 하계 올림픽 3관왕에 등극하며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펜싱에서도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효자 종목’ 구실을 톡톡히 했다. 대회 마지막 날에는 여자배구대표팀이 4강 신화를 쓰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새로운 스타들의 탄생의 장이었다.  

수영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경영 결승에 올라 7위를 차지했다. 다이빙 종목의 우하람은 3m 스프링보드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4위에 올랐다.

육상에서는 우상혁이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고 4위에 올랐다. 기계 체조의 여서정은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올림픽 최초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근대 5종에서는 전웅태가 올림픽 사상 한국 선수 최초의 메달(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따 종합순위 16위에 자리했다.

쌍둥이 배구선수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사진=쿠키뉴스 DB

학교폭력에 무단이탈까지… 얼룩진 여자배구

인기 몰이를 하고 있던 여자배구는 올해 얼룩진 민낯이 공개됐다.

올해초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지난 2월 학창시절 폭행의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이 됐다. 당시 소속팀 흥국생명은 둘에 대한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고, 대한배구협회도 자매에 대한 대표팀 자격 무기한 박탈이라는 철퇴를 가했다. 두 선수는 국내 복귀가 불발되며 그리스 PAOK로 이적해 조용히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흔들리던 배구계는 뜨거운 여름 반전 드라마를 썼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여자배구 대표팀이 도쿄 올림픽 4강에 오른 덕분이다. 쌍둥이 사태 등으로 뒤숭숭했던 여자배구는 올림픽 예선통과도 쉽지 않다는 평가 속에서 대회에 나섰지만 매 경기 포기하지 않는 투혼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기쁨도 잠시 지난 11월에는 IBK기업은행 조송화가 팀을 무단 이탈해 여자배구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과정에서 구단은 선수 관리 및 성적 부진의 이유로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경질하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해 비판에 시달렸다. 여기에 팀을 이탈했던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히면서 팬심은 더욱 차갑게 식어버렸다. 6개 구단 사령탑들이 악수거부를 뜻을 나타냈고, 여론을 이기지 못한 김 감독대행은 3경기 만에 사퇴했다.

IBK기업은행은 뒤늦게 한국프로배구연맹(KOVO)에 조송화와의 계약해지를 요청하며 작별했지만, 조송화는 잔여연봉 지급을 두고 구단과 법적다툼을 예고한 상태다.

방역 수칙을 위반한 NC 다이노스 선수단. 왼쪽부터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프로야구 중단 사태

NC 다이노스 소속 선수 4명이 지난 7월 원정 경기를 앞두고 숙소에서 일반인들과 술판을 벌이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했다.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 소속 선수들도 숙소를 이탈해 NC 선수들이 만났던 일반인들과 자리를 가진 게 확인됐다. 거짓 진술 의혹까지 불거지며 사태가 커졌다.

이중 몇 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결국 7월초 도쿄 올림픽 휴식기를 1주일 앞두고 시즌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리그가 조기 중단되면서 올스타전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열리지 못했다.

또한 대표팀의 주전 2루수로 뽑혔던 NC의 박민우와 핵심 불펜 투수 키움의 한현희가 모두 태극마크를 자진 반납해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 도쿄 행 비행기에 오른 야구 대표팀은 7경기를 치러 3승 4패에 그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금메달을 노렸던 대표팀은 결과는 물론 경기 내용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우승 후 박경수를 맞이하는 KT 위즈 선수단.   연합뉴스

‘막내 군단’의 반란… KT 위즈, 창단 첫 통합 우승

2013년 프로야구 제 10구단으로 창단 후 2015년부터 1군 무대에 참가한 KT 위즈는 7번째 시즌 만에 감격적인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군 승격 8년 만에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9구단' NC 다이노스보다 빠른 기록이다.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브레이크 끝에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KT는 한국시리즈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사상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을 상대로 KT는 단 1경기도 내주지 않고 4전 전승을 기록, 통합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결정적인 호수비와 홈런으로 KT의 첫 3승을 이끈 박경수는 3차전 도중 당한 종아리 부상으로 4차전에 뛰지 못했지만 생애 첫 한국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았다. 박경수가 동료들 앞에서 목발을 집어던지고 세리머니를 펼친 순간은 올해의 명장면 중 하나로 남았다. KT의 맏형이었던 유한준은 생애 첫 우승을 경험한 뒤 박수를 받으며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나성범.   KIA 타이거즈

‘쩐의 전쟁’ 프로야구 역대급 스토브리그

올해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는 정규시즌 이상으로 뜨거웠다. 31일 기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풀린 돈은 무려 937억원이다. 종전 최다인 2016년 766억2000만원을 가뿐하게 넘어섰다.

올해는 유독 많은 대형 계약이 쏟아져 나왔다. 이전까지 FA 몸값 총액 100억원을 돌파한 사례는 총 5번 있었는데, 올해에만 5명의 선수가 더 나왔다. NC 다이노스 박건우(6년 100억원), LG 트윈스 김현수(4+2년 115억원), 두산 베어스 김재환(4년 115억원), KIA 타이거즈 나성범(6년 150억원), KIA 양현종(4년 103억원) 등이 100억원이 넘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올해는 비(非) FA 다년계약도 이뤄졌다. SSG 랜더스는 외야수 한유섬(5년 60억원)과 선발 투수 박종훈(5년 65억원), 문승원(5년 55억원)이 다년 계약을 했다. 

FA 시장 계약 총액 1000억원 돌파 여부는 마지막 남은 1군 FA 정훈의 계약 규모에 달렸다. 만약 정훈이 총액 29억원 이상의 금액에 도장을 찍는다면, KBO리그는 사상 처음으로 FA 계약 총액 1000억원을 넘어선다.

황희찬의 득점 후 세리머니를 펼치는 대표팀 96년생 선수들.   대한축구협회(KFA)

달라진 벤투호, 10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눈앞

벤투호의 2021년 출발은 최악이었다. 2021년 첫 A매치였던 3월 한일전에서 0대 3으로 패배해 비난에 시달렸다. 손흥민을 비롯한 유럽파가 모두 빠졌지만 충격적인 완패에 모두가 충격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어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도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종 예선 1차전에서는 이라크와 0대 0으로 비긴 뒤, 2차전 레바논전에서 1대 0, 시리아와 3차전도 2대 1로 승리했다. 2승 1무로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다. 유럽파 혹사 논란까지 겹치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의 경질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이란과 원정 4차전을 기점으로 벤투호를 향한 여론이 바뀌었다. 아시아 강호 이란과 1대 1 무승부를 기록한 데 이어, 홈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1대 0으로 꺾은 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라크전에서 무려 3골을 폭발시키며 완승을 거뒀다. 벤투 감독이 강조했던 ‘빌드업 축구’가 빛을 발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6차전까지 4승 2무(승점 14점)로 3위 UAE(승점 6점)와 8점 차다. 이르면 오는 1월 예정된 레바논과 원정 7차전에서 본선 진출 확정도 가능한 상황이다.

파리생제르망으로 이적한 리오넬 메시.  파리생제르망 공식홈페이지

‘우리형들의 이적’ 메시와 호날두, 새로운 팀으로

2021년은 세계 축구 역사를 통틀어 손꼽힐 만한 ‘세기의 이적’이 나온 해였다.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의 심장같았던 리오넬 메시가 프랑스의 파리생제르맹(PSG) 유니폼으로 갈아입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2004년 바르셀로나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프리메라리가 10회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회 우승, 그 외 크고 작은 컵 대회에서 21회의 우승을 일궈냈다. 메시가 바르셀로나고, 바르셀로나가 메시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동행은 지난 6월부로 끝을 맺었다. 극심한 재정 문제를 겪고 있던 바르셀로나는 급여 삭감까지 감수하며 잔류를 희망했던 메시를 품을 수 없었다. 결국 결국 메시는 눈물의 기자회견을 끝으로 스페인 생활을 정리했고, 이후 PSG로 이적했다.

메시의 이적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그의 최대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이 발생했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SNS를 통해 이적을 몇 차례 암시하기도 해왔고, 결국 유벤투스에 마음이 떠난 그는 구단에 이적을 통보했다. 호날두의 예상 행선지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유력했다.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던 맨시티는 호날두를 영입하려 했지만, 유벤투스의 높은 이적료 제안에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이 사이 자신들이 키워낸 슈퍼스타를 라이벌 팀에 빼앗길 수 없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과 구단 레전드 리오 퍼디낸드까지 호날두 설득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결국 1280만 파운드(약205억) 수준의 조건으로 호날두를 다시 품는 데 성공했다. 12년 만에 성사된 호날두의 맨유 귀환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   AP 연합

아쉬웠던 메이저리거 류현진·김광현

메이저리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은 올해 다소 침체기를 겪었다.

류현진은 전반기와 후반기의 모습이 확연히 달랐다. 전반기에는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 5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1선발 역할을 소화했다. 후반기에는 14경기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5.50에 그쳤다. 특히 9월에는 4경기 동안 1승 2패 평균자책점 9.20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류현진이 부진한 사이 로비 레이가 토론토 1선발로 자리 잡으면서 류현진은 2선발로 밀려났다. 올해 류현진은 27경기에 출전해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을 거뒀다. 빅리그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패배를 당했고,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 기록이다. 

김광현은 잦은 부상으로 탄력을 받지 못했다. 부상으로 시즌을 다소 늦게 시작한 김광현은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6번의 등판에서 4패를 떠안으며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6월에는 허리 부상으로 약 10일 정도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7월에는 5경기에 출전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며 ‘이 달의 투수’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만, 8월에 팔꿈치 통증으로 3번째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자 기회가 크게 줄었다. 시즌 막바지에는 불펜으로 밀려났다. 김광현은 올해 27경기에 등판해 7승 7패 평균자책점 3.46을 올렸다.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이 종료된 김광현은 FA 자격을 얻었지만, 메이저리그가 직장 폐쇄에 돌입하면서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한 상태다.

우승 후 기념 사진을 찍는 전북 현대 선수단.   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최초의 5연패… 이제는 상식의 시대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3년 연속 치열한 우승 레이스를 펼친 가운데, 전북이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또 우승컵을 가져갔다. 이로써 전북은 K리그1 5연패와 프로축구 통산 최다 우승(9회)이라는 대역사를 쓰게 됐다.

또한 올해 새롭게 전북의 지휘봉을 잡은 김상식 감독은 전북에서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하는 영예를 안았고, 감독 데뷔 첫 시즌에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 시즌 K리그1 MVP는 전북의 우승을 이끈 주장 홍정호였다. 홍정호는 올 시즌 36경기에 나와 팀의 최소 실점(37골)을 이끌었다. 홍정호는 97년 MVP 김주성에 이어 24년 만에 수비수 MVP라는 기록을 세웠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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