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英옥스포드 펄쩍 뛰었다, '옥스포드대 한국원' 뭐길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출국하지 못하는 유학생을 모집해 영국의 한 명문대학교 대학원 학위를 취득하게 해주겠다고 한 업체가 사칭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 관계자는 “옥스포드대학교 대학원을 사칭해 지난해 12월부터 학위 과정생을 모집 중인 업체에 대해 사기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옥스포드대학원 한국 관리원’이라는 이름으로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는 이 업체는 본원 홈페이지에 “옥스포드대학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영국으로 올 수 없는 아시아 국가 유학생들을 위한 대응 방안을 준비하게 됐다”며 “옥스포드대학원 관리원을 한국에 설치해 대학원 업무만 관리하도록 위임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2020년 12월 15일부터 향후 5년간 입학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옥스포드대학원 한국 관리원을 시범 운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옥스포드대학 측 “사기임을 확신…대사관에 신고했다”

이에 옥스포드대 입학처는 답신을 통해 “우리와 관련이 있는 사이트도, 조직도 아니니 이용하지 말라”며 “우리 대학교에 관심이 있다면 학교 공식 이메일로 직접 연락을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평생교육원은 “진짜(real)가 아닌 것 같다”고 했고, 국제협력처는 “이 사이트는 신용 사기(scam)임을 확신한다. 문서도 가짜”라며 “한국 관계자(주영 한국 대사관의 외사관)에게 이미 신고했다”고 답변했다.

A씨는 이 답신을 근거로 자신이 운영하는 SNS에 “옥스포드대학교 문의 결과 전혀 관련이 없는 곳이므로 주의하라”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A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연구 윤리를 공부하면서 다른 연구자에게 도움될 만한 내용을 공유하려는 목적으로 SNS 계정을 운영했다”며 “이 업체는 지원자가 입학 신청할 때 약 800만원을 지불하도록 하고 있어 허위·과장 광고를 토대로 운영하는 유학 및 학위 과정 알선 업체인 것 같아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로 고소…경찰 “무혐의”
이에 업체 측은 지난 7월 A씨를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A씨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고소장에 따르면 업체측은 “지난해 12월 옥스포드대로부터 유학 알선을 위한 공식적인 자격을 인증받은 적법한 사업체”라며 “A씨가 주장한 건 모두 허위이며 업체의 유학 알선 등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수사를 맡은 성남 중원경찰서는 지난달 A씨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문에서 “A씨가 이 글을 게시한다고 하더라도 직접적 이득을 얻는 점이 전혀 없고, 게시된 글이 고소인에게 다소 부정적일지라도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 사회성을 갖춘 사안에 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관계자 “조사 중이라 할 말 없다”
현재 해당 업체 사이트는 그대로 접속이 가능하지만, 상호 및 홈페이지에 기재된 문구는 일부 수정됐다. 사이트에는 “옥스포드대학원 진학을 전문으로 하는 우리 관리원은 2021년부터 옥스포드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어려움 없이 선발 과정, 학업 과정, 졸업 과정 등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라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또 “박사과정에 진학한 학생들이 팬더믹 상황에서 한시적으로나마 한국에 체류하면서 학위 취득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는 내용도 있다.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이 업체 관계자는 이메일을 통해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며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그때 가서 얘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희윤·김서원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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