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근무라더니 교생실습..이력 부풀리기, 처벌 가능한가요 [댓글에답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오며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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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이력서 부풀리기, 형사처벌 가능성 있나요?

-어떻게? 과거 사례를 살펴보고 법조계에 처벌 가능 여부를 물어봤다. 

-결과는? 이력 부풀리기 자체만으로는 처벌하기 어렵다. 다만 이력서에 가짜 증빙서류를 첨부한 경우, 사문서 위조·변조 처벌이 가능하다. 가짜 증빙서류 등으로 채용 업무에 현저한 지장을 주었다면 업무방해죄도 성립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이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김씨는 이력 부풀리기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할까.

김씨는 지난 2001년부터 13년간 5개 대학 시간강사·겸임교원 채용 과정에서 경력을 부풀린 이력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지난 2001년 한림성심대학교 시간강사 이력서에는 미술세계대상전에 우수상 입상했다고 기재했다. 그러나 당시 수상 명단에서는 김씨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씨는 서일대학 시간강사 이력서에 경력란에 서울 광남중학교 근무라고 적었다. 그러나 해당 학교에서는 교생실습 경력만 확인됐다. 수원여자대학 제출 서류에는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로 근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근무일은 지난 2002년 3월부터 지난 2005년 3월말까지다. 그러나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004년 4월에 설립됐다.

김씨의 허위 이력은 처벌 대상일까. 일각에서는 사문서위조,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언급하며 김씨를 비판했다.

단순히 이력서를 부풀려 쓴 것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 개인이 자신의 문서를 허위로 기재한 것이기에 사문서 위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업무방해 또한 김씨가 증빙서류 없이 단순히 이력서만 제출한 경우 처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09년 대법원은 신정아씨가 이화여대에 거짓 학력을 적은 이력서를 제출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대학 채용업무 담당자의 심사가 불충분했다고 본 것이다. 

증명서를 위조했을 경우, 혐의를 다퉈볼 수 있다. 신씨의 경우에도 학위증서 위조 등은 유죄가 선고됐다. 김씨는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의 직인이 찍힌 재직증명서를 이력서와 함께 냈다. 재직증명서가 허위라면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조기현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변호사는 “이력서의 내용을 부풀린 자체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면서 “증빙서류를 위조했거나 면접 때 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을 이야기해 상대방을 속이려는 시도를 했다면 업무방해가 성립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김씨의 사례에서는 사문서위조·업무방해 등의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됐다”며 “수사가 개시조차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변호사도 “허위 이력서는 작성 명의자가 자신과 관련된 내용을 거짓으로 기재한 것이다. 사문서 위조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허위 이력서와 함께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면 처벌이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