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김영권 이어 장현수도 노리는 울산, '김앤장'으로 우승 숙원 풀까?

서호정 기자 2021. 12. 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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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서호정= 홍명보 감독 부임 첫해부터 울산현대는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 모두 4강에 올랐다. K리그1에서는 5월 19일부터 10월 23일까지 158일 동안 선두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리그 전체 일정의 60% 기간 동안 선두를 유지하며 전북에 우위를 점했다. 팀 외부에서는 '트레블(3관왕) 각'이라며 큰 기대를 보냈다.


하지만 10월 20일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포항에게 일격을 맞고 탈락한 뒤 우승의 기회는 차례로 날아갔다. 일주일 뒤에는 홈에서 전남에게 패하며 FA컵 결승 진출도 실패했다. 그 사이에는 리그에서 성남에게 패하며 5개월 만에 전북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고 말았고, 결국 파이널라운드에서 한 번도 전북을 앞지르지 못하며 10번째 준우승에 그쳤다. 올 시즌 울산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까지 합쳐 전북에 2승 2무 1패로 우위를 점했다. 리그에서는 1승 2무 1패 동률이었다. '전북포비아'를 극복했지만 하나의 트로피도 건지지 못했다. 


시즌을 돌아본 홍명보 감독의 총평은 이랬다. 


"전북에게 밀리지 않으면 우승을 할 수 있다고 봤는데, 거기 초점을 맞추다 다른 팀의 돌뿌리에 걸려 넘어졌다. 체질적인 부분과 문화를 변화시켰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승부하려는 선수들의 달라진 인식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성과를 내려면 그것을 넘어선 것이 필요하다. 시즌 전체에서 우리가 실수한 결정적 장면이 떠오른다. 다 합쳐서 불과 몇 분도 안 되는 시간이었다. 그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선수를 보강할 계획이다." 


울산과 홍명보 감독의 2022시즌 준비를 위한 스쿼드 강화의 목적은 뚜렷하다. 변화는 적게, 하지만 확실한 효과를 줄 수 있는 큰 선수다. 그 첫번째 선택이 김영권이었다. 울산은 19일 김영권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센터백인 데이브 불투이스와의 재계약 대신 김영권을 보강해 수비의 중심에 세웠다. 감바오사카의 재계약 제안을 뿌리친 김영권은 자신의 첫 K리그 커리어를 2022년 울산에서 시작한다. 


김영권은 현재도 A대표팀에서 김민재와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한 벤투호의 주전 센터백이다. 경험치가 쌓이며 원숙해진 수비 안정감 외에도 왼발을 이용한 빌드업이 탁월하다. 자신을 U-20 대표팀으로 이끌며 이후 U-23 대표팀, A대표팀까지 함께 했던 홍명보 감독과의 상호 신뢰도 탄탄하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말 부임 직후부터 김영권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고, 결국 최고의 센터백 옵션을 데려왔다.


울산은 여기 그치지 않고 장현수 영입도 고려 중이다. 김영권 영입만으로도 이미 수비가 상당히 강해진 느낌인데, 거기에 또 다른 특급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2019년부터 사우디아라바이의 알힐랄에서 뛰고 있는 장현수는 리그 두 차례, AFC 챔피언스리그 두 차례, 협회 컵대회 한 차례 우승을 안기며 킹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성공적인 아시안쿼터로 자리 잡은 장현수는 이대로면 기존 계약이 종료되는 내년 여름에도 재계약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현수는 가족을 위해 국내 복귀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목적지로 유력하게 점쳐지는 곳도 울산이다. 장현수 역시 김영권처럼 홍명보 감독과 깊은 연을 맺고 있는 선수다. 최근에는 장현수 본인이 직접 홍명보 감독에게 연락을 취해 국내로 향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장현수 영입은 김영권과 달리 아직 초기 단계다. 현 소속팀인 알힐랄과의 잔여 계약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팀에게 큰 기여를 한 장현수는 알힐랄의 재계약 대상자다. 그런 상황에서 기존 계약을 풀고 나오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울산과의 협상은 그 다음이다. 홍명보 감독도 장현수와 접촉한 부분은 인정했지만, 영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대우 문제도 현실적인 과제다. K리그로 향하는 것을 결심했다면 장현수는 현재 알힐랄에서 받는 연봉의 절반 이상 삭감을 각오해야 한다. 그것도 울산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최근 3년 사이 울산은 우승 도전을 외치며 전력 보강을 하는 과정에서 연봉 10억원 이상의 고액연봉자가 계속 늘어났다. 스쿼드 안에서의 빼기와 더하기가 동시에 필요한데, 기존 고액연봉자 일부를 정리하는 작업에 있다. 현재 바코만 있는 외국인 선수 슬롯을 다 채우지 않는 방법도 가능하다.


김영권에 이어 장현수까지 온다면 울산은 수비라인에 '김앤장' 조합을 가동할 수 있다. 두 선수는 브라질월드컵에서 러시아월드컵까지 가는 과정에서 A대표팀의 주전 센터백 조합이었다. 수비 불안 문제로 비난을 듣기도 했지만, 기량 면에서는 늘 지도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현수는 2018년 10월 병역 혜택을 위한 체육요원 봉사실적 서류를 허위 제출한 문제로 국가대표 선발자격 영구 박탈의 징계를 받았지만, 그 직전까지 벤투 감독이 가장 신뢰했던 수비 자원이었다.


김앤장 조합은 현재 유럽에 나가 있는 김민재를 제외하면 사실상 K리그 팀이 새롭게 쥘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권경원이 해외 진출을 계속 타진 중이고, 정승현과 박지수 같은 다른 A대표팀 자원이 김천상무에 있어 센터백 대란이 불어 닥친 K리그 이적시장에서 울산은 2명의 특급 수비수를 동시에 품을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해 공격적인 스리백 전술도 준비 중인데 김영권과 김기희에 이어 장현수까지 가세한다면 K리그 역대급 수비라인을 가동하게 된다. 


울산은 지난 3년 연속 K리그1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5년 마지막 리그 우승 후 16년 사이에만 5번 준우승을 했다. 모기업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선수 보강, 감독 교체, 시스템 정비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1강' 전북과의 격차를 거의 줄였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번번히 넘지 못했다. 그렇게 쌓인 10번의 준우승은 구단과 팬들에게 안타까운 역사로 남고 있다. 


홍명보 감독도 울산 부임 2년차인 내년에는 반드시 숙원인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윈나우(win-now)'의 기치를 내걸었다. 그 열망의 그릇 안에 김영권에 이어 장현수까지 담고자 하는 모습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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