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플랫폼2막②] '정돈된 콘텐츠' 팟캐스트 VS '소통‧연대' 소셜 오디오
콘텐츠 이어 매체·행사로 나비효과 이어져
카카오 음, 지원
라디오 앞에 모여 사연을 듣던 사람들은 텔레비전이 등장하며 몇 번의 위기론을 맞이했지만 보는 것에 피로함을 느낀 대중들은 다시 오디오 플랫폼을 찾기 시작했다. MZ 세대가 중심이 된 오디오 콘텐츠는 이제 구시대적 유물이 아닌, 안정감을 주는 역할로 자리 잡았다. 그 중심에는 개인 라디오 방송 팟캐스트가 자리하고 있고, 이에 자신의 강점을 내세운 카카오 음(mm)이 존재하고 있다.

팟캐스트의 진행자들은 팟캐스트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바라볼까, 또 음(mm)을 통해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는 신생 오디오 플랫폼으로 어떤 강점을 내세우며 사람들과 소통할까.
2017년 10월에 첫 방송을 시작한 팟캐스트 ‘책읽아웃’의 ‘오은의 옹기종기’를 진행하고 있는 오은 시인은 다양한 분야의 저자를 만나 책 너머의 이야기를 청취자에게 전하고 있다.
오은 시인은 듣는 일은 흔히 수동적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집중해야 하는 대화가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지식과 정보의 입력을 취하는 수단으로써 ‘듣기’를 이용하는 점이 팟캐스트의 장점이라고 꼽았다.
오은 시인은 “가만있을 때조차 백색소음처럼 우리 주변을 어떤 소리로 채우고 싶어 한다. 아무도 집에 없을 때 음악을 재생하거나 보지도 않을 거면서 TV를 켜놓는 것을 떠올려보면, 집안일을 할 때나 산책을 할 때, 어떤 것을 보면서 저 일들을 수행한다고 가정하면 다소 위험하지만 듣는 일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팟캐스트 채널이 늘어나면서 내 관심사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찾기가 용이해졌다. 관심은 또 다른 관심으로 연결돼 취향이 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시각 정보가 없는 청각 콘텐츠는 우리에게 ‘상상할 자유’를 선사한다. 사람을 떠올리고 풍경을 그리며 감정을 헤아리게 된다. 저는 이것이 오디오 플랫폼이 사랑받는 본질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클럽 하우스를 필두로 카카오 음, 흐름드 살롱 등 소셜 오디오 플랫폼의 등장에 대해서는 “저도 한동안 이용했었다. 유명인과 만날 수도 있고 듣기만 하던 사람이 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지켜보기도 했다. 다양한 주제에 따라 그저 듣기만 해도 되고 마음만 먹으면 말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빛나는 지점 같았다”라고 개인의 경험을 전했다.
하지만 그는 “그때의 시간은 흐르다 휘발됐다. 대화의 주제는 있지만, 발언자가 어느 순간 샛길로 새 버리면 갑자기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대화 속 사사로움을 저평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그저 정돈된 대화가 그리워졌다. 팟캐스트와는 달리, 듣다가 멈출 수 없다는 점도 제게 어떤 걸림돌로 다가왔다. 사람들은 들을 것이냐, 잠시 멈출 것이냐 행동의 주도권을 쥐고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이것이 소셜 음성 플랫폼을 더 이상 이용하지 않게 된 이유”라고 팟캐스트와 소셜 오디오 플랫폼과의 차이를 설명했다.
팟캐스트가 그저 듣는 일에 그치지 않고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점도 하나의 강점이라고 말한 오은 시인은 “얼마 전 강남구립 행복한 도서관에서 북토크를 했다.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한 사서 선생님께서 제가 진행하는 ‘책읽아웃 ―오은의 옹기종기’ 열혈 청취자 셨다. 제가 진행하는 코너를 담당하는 작가님은 출연 작가님의 소개 글을 아주 길게 써주신다. 예전의 인터뷰를 다 뒤지고 출연했던 TV나 라디오 프로그램, 팟캐스트 프로그램을 들으신 다음, 거기서 사람들이 해당 작가에 대해 잘 몰랐던 부분을 그러모아서 소개 글을 작성하시는 것”이라며 “사람이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고되지만 아름다운 순간을 도서관에서 또다시 목도한 셈이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요조 작가님과 장강명 작가님이 진행한 ‘책, 이게 뭐라고’와 함께 공개방송을 한 적도 있었다. 저는 지역 강연을 자주 다니는데, 그때마다 ‘책읽아웃’ 광부(‘책읽아웃’ 청취자)님들을 꼭 만나게 된다. 그때마다 읽고 쓰는 사람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사람이 된 스스로를 다시금 깨닫는다”라고 전했다.
진행자로서 팟캐스트가 더욱 오래도록 사랑받기 위해서 개선해나가야 할 점도 느꼈다. 그는 “청취자와 실제로 만나는 장(서울을 비롯한 모든 지역)이 필요하다. 저희가 1년에 여러 차례 공개방송을 했는데, 코로나19로 올해와 작년에는 말 그대로 ‘말하고 듣는’ 관계로 존재할 때가 많았다. 청취자와의 접점을 많이 만드는 게 숙제 같다”라고 말했다.
2016년, 팟캐스트 ‘독일언니들’로 시작해 2017년 8월부터 ‘영혼의 노숙자’를 진행해오고 있는 셀럽 맷은 “대세라고 하는 유튜브 콘텐츠의 경우는 길면 보지 않는다. 짧은 순간 안에 본인의 매력을 잡아내야 한다. 하지만 팟캐스트는 분량이 40분~1시간 정도로 길다 보니 크리에이터와 청취자의 내적 친밀감이 커진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한 시간 넘게 듣는다는 것 자체가 집중과 애정을 요하는 일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팬덤을 탄탄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팟캐스트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오랜 시간 동안 한 회차당 두 시간 가까운 시간을 진행하고 있다. 저란 사람을 보여주기 적합한 창구다. 주로 책과 영화를 소개하는데 그러다 보니 검증된 진행 실력을 보시고, 독립영화 GV 외 행사들의 진행 문의도 들어온다. 팟캐스트로 시작해 다른 분야로 넓혀갈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인 것 같다. 저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청취자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좋은 점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셀럽 맷 역시 소셜 오디오 플랫폼보다는, 팟캐스트가 조금 더 단정된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 플랫폼으로서의 가산점을 더 부여했다. 셀럽 맷은 “소통하기에는 좋지만 그것이 콘텐츠가 된다고 생각했을 때는 좋은 형태는 아니라고 본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대화는 예측이 안된다. 어떤 사람이 스피커로 올라오느냐에 따라서 방 전체 분위기가 좌우된다. 소통에 중점을 둔다면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콘텐츠 자체로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오디오 플랫폼 내 위치를 먼저 선점한 팟캐스트에 이어 지난 2월에는 아이폰에서만 가능한 서비스인 클럽 하우스가 출시돼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카카오는 클럽하우스 서비스에 대응하고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오디오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지난 6월 음(mm)을 내놓고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음은 대화를 시작하기 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감탄사 '음…'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크고 작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피커가 방을 만들고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주제를 공유할 수 있는 점은 클럽 하우스와 유사했다. 다만 음은 음성 소통 중심의 대화에 오픈채팅을 동시에 이용해 커뮤니케이션을 보완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이외에도 이모지 사용, 박수 등의 방식으로 실시간 의사소통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제 막 소셜 오디오 플랫폼의 새 우물을 파기 시작한 음의 숙제는 소셜 오디오 크리에이터 등 클럽 하우스의 핵심 사용자들을 유입시키거나 정착시키는 일이다. 이에 카카오는 음에서 활동할 오디오 크리에이터를 모집·육성을 시작했다. 카카오 음은 1기 추천 크리에이터 130여 명을 공개 선발해, 이들에게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고 인센티브 수익을 제공 중이다. 현재 2기를 모집이 완료됐다.
크리에이터이자 음 내에서 이음mm 크루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윤희 씨는 요일별로 토론, 위로, 고민 상담 방을 오픈해 진행하고 있다. 그는 “클럽 하우스와 유사하긴 하지만, 기본 세팅이 한국 문화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 음의 강점”이라며 “음 같은 경우는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 속에 있다. 그래서 소통이 조금 더 수월하다”라고 클럽 하우스와 비교했다.
이어 “크리에이터와 이용자들이 플랫폼 내 자생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오픈하고 지원해 주고 있다. 크리에이터 육성, 지원도 이 계획의 일환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윤희 씨가 음에 빠져 있는 이유는 노력에 따라 깨끗하고 건강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음은 대화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거나 무례하게 구는 이용자들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이 마련돼 있다. 윤희 씨는 “오디오 플랫폼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가 될 수 있다. 또 14세 이상이면 이용할 수 있어 청소년 이용자들도 많다. 그런 걸 인지하면서 안전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라며 “예를 들어 놀이터라고 비유하고 싶다. 그 놀이터에는 유리조각도 있고 쓰레기도 있어 조심스럽지만 정화시켜 우리가 스스로 깨끗한 공간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윤희 씨는 음이 신속하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윤희 씨는 “개발자들이나 담당자들이 이용자들의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하는 게 느껴진다. 24시간 모니터를 하고 소통을 요구하면 응답한다. 이용자와 플랫폼이 함께 노력하고 있으니 계속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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