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 딸이 피범벅..중학생 11명에게 보복폭행 당했다"

이주연 2021. 12. 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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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엄마가 딸이 중학생 11명에게 집단·보복 폭행을 당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등 6학년 여자아이를 11명이 보복 폭행한 사건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경기도 파주에서 초등학교 6학년 딸을 키우고 있다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7일 오후 6시쯤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그날 저녁) 아이가 방에서 나오지 않아 방으로 들어갔다”며 “입고 나갔다 온 옷이 옷장 밑에 구겨져 있어 옷을 걸으려 들었는데 옷이 피범벅 상태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깜짝 놀란 청원인은 딸 A양에게 “옷에 피가 왜 묻었냐”고 물었고 A양은 “친구들이랑 다퉜는데 코피가 묻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수상한 낌새를 감지한 청원인은 A양에게 마스크를 내려보라고 했고, 충혈된 눈 밑으로 처참한 딸의 얼굴을 발견했다.

청원글에 따르면 당시 A양의 코와 입은 피로 잔뜩 묻어있었으며, 특히 코는 많이 부어 있었던 상태였다. 이후 청원인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딸을 응급실로 데려갔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지난 6월 23일 남학생 두 명이 공유형 전동킥보드를 타고 있는 것을 본 A양은 함께 있던 친구에게 “저거 타면 안 되는데. 미쳤네! 미친X들이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남학생 두 명은 A양을 아파트 놀이터로 데려가 무릎 꿇렸으며, 머리를 때리고 사과를 받아냈다고 한다. 당시 청원인은 “왜 오빠들에게 욕을 하냐. 다신 그러지 말아라”는 당부와 함께 이 일을 넘겼다.

국민일보DB


하지만 약 6개월이 지난 7일 오후 귀가하던 A양은 자신을 부르는 남학생 무리에 의해 놀이터에 불려갔다. 놀이터에는 여학생 3명과 남학생 7~8명 정도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무리는 “얘가 맞아?” 등의 대화를 했고 A양 역시 ‘(지난 6월에 있었던) 그때 그 일 때문에 잡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청원인은 “데려온 아이를 빙 둘러 싸고 여학생 3명이 아이 옷을 보며 ‘벗어봐라. 이거 찐이냐, 짭이냐’라고 묻고, 한 여학생이 (옷을) 벗기려 했다. 손으로 막는 아이에게 담배 연기를 얼굴에 뿜으며 침을 뱉고 머리를 잡아당겼다”며 “남학생들은 A양의 양팔을 잡고 뺨을 때렸으며, 주먹으로 얼굴을 펀치 날리듯 가격하고 쓰러진 아이 머리를 발로 찼다”고 주장했다.

또 “피가 너무 많이 나서 울며 엄마에게 가고 싶다는 아이를 못 가게 잡고 다른 두 명은 물티슈로 (피를) 닦였다. 피가 멈추지 않자 화장실 가서 얼굴을 씻고 와야 보내준다고 해 (딸이) 상가까지 걸어가 얼굴을 씻고 나왔다더라”며 “씻고 와서 얼굴 확인까지 하고 아이를 보내줬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피 흘리며 걸어갔을 상가 화장실 곳곳에 뿌려져 있던 아이 핏자국에 가슴이 녹아내렸다”며 “조사관님이 9일 찾은 말라버린 피 묻은 마스크와 맞았던 자리의 핏자국을 보며 어떻게 이게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의 행동일 수 있을까 부모로서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라고 분통을 표했다. 이어 “가해 남학생 두 명만 인정을 했고, 여학생들은 걱정돼 피 닦아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청원인은 2차 보복폭행과 더불어 조사를 받고 있는 현시점에서 3차 가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원에서 퇴원해 밤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아이를 둘러싸고 ‘맞는 아이가 노는 아이다’ ‘쌤통이다’ 등의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해 이렇게 간곡히 청원글을 올린다”며 “촉법을 알고 이렇게까지 잔혹하게 집단폭행을 가한 아이들이 벌을 받지 않는다면 또다시 피해 학생들이 나타날 텐데 이런 극악무도한 폭행이 제 딸에게서 끝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15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약 17,720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로 관리자가 검토 중에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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