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괴물 토네이도

오종석 논설위원

좁고 강력한 저기압 주위에 부는, 자연에서 가장 강한 바람을 토네이도라 부른다. 토네이도의 회전은 깔때기 모양의 구름이나 소용돌이치는 먼지 및 파편구름의 형태로 지상에 나타난다. 토네이도는 주로 봄에, 지면이나 해수면 온도가 대기의 온도보다도 훨씬 높고 대기 하층이 습하고 대기 상층이 차고 건조할 때 일어난다.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텍사스주에서부터 네브래스카주에 이르는 중부 대평원을 중심으로 연평균 1000여회 발생한다. 일종의 용오름으로, 강도가 약해서 그렇지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관측된다. 동해안에서 발생한 용오름으로 인해 해안가의 민가에 물고기들이 하늘에서 떨어진 적도 있다.

토네이도는 최고 풍속 143㎧에 통상 150∼600m 정도의 폭을 갖고 있으며, 시속 45㎞ 정도로 이동한다. 영화 ‘트위스터’에서 주인공 조는 토네이도에 아버지가 날아가는 것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다. 실제로 영화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토네이도가 적지 않다. 1879년 캔자스주에서는 토네이도로 철교가 뽑혀 나갔다. 1925년 3월 미주리주, 일리노이주, 인디애나주를 휩쓴 토네이도는 3시간30분 동안 350㎞를 진행하면서 689명의 사망자를 냈다. 1931년에는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토네이도가 무게 70t인 5량의 열차를 들어 올려 30m 밖으로 던져버렸다.

미국 중서부와 남동부에서 지난 주말 발생한 초대형 토네이도가 켄터키 등 6개주를 관통하며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와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켄터키주 등을 거치면서 약 4시간 만에 역대 가장 먼 거리인 최소 400㎞를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괴물 토네이도’로 가옥 수백채와 관공서·공장 등이 초토화되는 등 일부 도시는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지구온난화를 방치한 인간에 대한 자연의 복수일까. 일부 기상학자들은 12월에 이례적으로 발생한 토네이도에 대해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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