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분리한 지도에 화들짝 놀란 美, 대만 대표 영상 삭제"

권지혜 2021. 12. 1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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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 9~10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대만 대표가 발언할 때 갑자기 영상이 끊기고 목소리만 나오는 일이 벌어졌다.

발표 도중 화면에 중국과 대만을 다른 색으로 표시한 지도가 등장하자 백악관이 깜짝 놀라 영상을 삭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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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초청해놓고 대표 발언 영상은 삭제
국경 아닌 시민권 개방도 표시한 지도
"중국 의식해 과잉 대응" 지적
미국이 지난 9~10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개최한 2021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대만 대표 탕펑 디지털 정무위원(장관급 국무위원)이 발언하는 모습. 미 국무부 유튜브 채널 캡처

미국이 지난 9~10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대만 대표가 발언할 때 갑자기 영상이 끊기고 목소리만 나오는 일이 벌어졌다. 발표 도중 화면에 중국과 대만을 다른 색으로 표시한 지도가 등장하자 백악관이 깜짝 놀라 영상을 삭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개최한 회의에 중국 보란 듯 대만을 초청해놓고, 정작 중국을 의식해 과잉 대응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민주주의 정상회의 둘째 날 대만 대표 탕펑 디지털 정무위원(장관급 국무위원)의 토론 순서 때 화면 속 자료에 중국을 빨간색으로, 대만을 녹색으로 표시한 지도가 등장했다. 이 영상은 1분가량 이어졌고 백악관 관리들은 경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익명의 소식통들은 “백악관의 지시에 따라 패널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대만 대표의 영상은 삭제되고 오디오만 송출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토론 도중 탕 위원의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이후 화면에는 ‘패널의 의견은 개인적인 견해이며 미국 정부의 견해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는 문구가 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 지도가 대만을 별개의 국가로 보여준다며 미 국무부에 화를 냈고 대만 정부에도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화면 공유에 혼선이 생겨 발생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해당 지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비영리단체(NGO)가 만든 것으로 국경이 아닌 시민권 개방도를 국가 또는 지역에 따라 색깔로 표시한 것이었다. 중국 북한 베트남 라오스 등 폐쇄형 국가에는 빨간색을, 개방형 사회에는 녹색을 칠해놓은 식이다. 이 때문에 미 정부 내에선 과잉 대응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디지털 권위주의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중국과 다른 나라의 압박에 맞서 민주주의를 촉진하다는 정상회의의 목적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또 “대만에 대한 미 정부의 지지가 바위처럼 견고하지 못하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10월 CNN방송 행사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대만을 향한 중국의 행동을 강압적이라고 비판하며 “미국이 대만에 바위처럼 단단한(rock-soild) 약속을 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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