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두환, 범죄자지만 경제성장 사실..일부만 공격 말라"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다섯번째 행선지로 고향인 대구·경북(TK)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를 방문해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살펴본 후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전두환 전 대통령 경제 성과’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있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사회가 불합리함에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2일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의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전두환씨는 제 인생을 통째로 바꿀 만큼 엄청난 역사적 중대범죄를 저지른 용서 못 할 사람”이라며 “지금도 저는 공소시효 등 각종 시효 제도를 폐지해서라도 처벌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 사람을 결코 용서하거나 용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런데 최근 나오는 논의들을 보면 너무 진영논리에 빠져 있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모든 게 100% 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그중 하나가 삼저호황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름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해 맡긴 덕분에 어쨌든 경제 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런 작은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역사적 행위라고 말했는데, 그중 일부만 떼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을 방문 중인 이 후보는 전날 경북 칠곡의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 보수층 표심에 구애하며 “모든 정치인은 공과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다. 그래서 그는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