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강한섭 전 영진위원장, 서울예대 교수 별세

나원정 2021. 12. 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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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섭 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중앙포토]

영화진흥위원장을 지낸 강한섭 서울예술대 영상학부 교수가 10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3세.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와 경희대 불어불문학과를 나와 서강대 신문방송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파리 제2 대학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1990년대 초반 귀국해 영화평론가로 활동했다.

고인은 주류 한국 영화와 영화 산업에 대해 쓴소리도 많이 했다. 특히 ‘천만 관객 시대라는 한국영화 붐은 착시현상이다. 오히려 전체 영화 시장은 축소되었다’며 대작 영화의 시장 독과점을 거듭 비판해왔다.

1994년부터 서울예대 교수로 재직했다. 공연윤리심의위원회 영화 분야 수입심의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2008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에 선임됐다. 이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영진위가 최하위 등급을 받은 책임을 지고 약 1년 만에 위원장에서 중도 사퇴했다.

이후 교단에 돌아가 후학 양성에 힘썼다. 저서로는 평론서 『한국의 영화학을 만들어라』 『강한섭의 영화이야기』 『비평의 알고리즘』 등이 있다.

갑작스런 부고에 영화인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신과함께’ 제작자 원동연 리얼라이즈피쳐스 대표는 대학시절 고인의 강의를 들은 게 “영화를 직업으로 선택하고 살게 만든 시발점”이라며 “마음이 착잡하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겼다. 심영섭 영화평론가는 “한참 일하실 나이신데”라고 안타까워하며 페이스북을 통해 추모했다.

데뷔작 ‘개그맨’(1989)을 고인이 주목하며 인연을 이어온 이명세 감독은 본지에 “지음, 백아절현(知音, 伯牙絶絃)”이란 추도사를 전했다. 자기를 알아주는 참다운 벗, 그리고 그 죽음을 슬퍼한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 6시 45분.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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