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장기 노출땐 뇌세포 죽고 치매 환자에 '치명적'

김봉수 2021. 12. 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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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쁨' 수준의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뇌세포가 괴사될 수 있고, 특히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효진 김기훈 김흥남 박사 연구팀이 탄소 나노입자의 구조를 제어해 같은 탄소 성분이더라도 구조에 따라 생체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을 밝히고 이 과정에서 뇌 손상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를 발굴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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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연구 결과..뇌손상 관여 핵심 유전자도 발굴
미세먼지가 뇌세포에 끼치는 영향. 그림제공=KIST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뇌세포가 괴사될 수 있고, 특히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효진 김기훈 김흥남 박사 연구팀이 탄소 나노입자의 구조를 제어해 같은 탄소 성분이더라도 구조에 따라 생체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을 밝히고 이 과정에서 뇌 손상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를 발굴했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급증함에 따라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 연구는 황산염, 질산염, 탄소류 등 성분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뇌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해 정확한 대처나 치료가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미세먼지 중 20~50%를 차지하고 있는 탄소 미세먼지의 경우 0~3차원까지 다양한 구조가 있으나 ‘탄소류’라는 한 개의 주제로 연구가 진행되어 흡입에 대한 원천적 차단만을 권고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탄소 미세먼지와 유사한 다양한 차원(0~3차원)의 탄소 나노재료를 합성해 국내 초미세먼지 기준 ‘나쁨’에 해당하는 농도(50μg/m3)로 신경세포에 처리하고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관찰했다. 0차원 탄소입자는 장기간 노출시에도 신경세포의 과활성이나 사멸을 유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차원(3차원)의 탄소입자는 단기간(72시간 이내)의 노출만으로도 신경세포의 비정상적 활성상태를 유도해 과도한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됐고, 장기간(14일) 노출땐 신경세포가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치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존재할 때에 이러한 현상이 더욱 가속화된다는 점이었다. 같은 농도의 미세먼지이더라도 일반인 보다 퇴행성 뇌질환 환자에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나아가 고차원 탄소입자가 신경세포의 과활성을 유도하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 결과 Snca 유전자가 핵심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유전자 가위 방법을 통해 이 유전자를 제거하고 동일한 농도의 탄소 미세먼지를 처리하자 비정상적 신경 과활성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러한 유전 핵심 인자 발굴은 미세먼지에 농도에 따른 뇌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치료물질 도출 및 약물 개발에도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효진 박사는 "미세먼지가 뇌에 특히 퇴행성 뇌질환자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미세먼지가 다양한 조직 및 질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Biomaterials’ (JCR 분야 상위 2.778%)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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