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안동 찾은 이재명, 박정희 껴안고 "잘한 것은 계승해서 키워야"

전진영 2021. 12. 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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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 TK 적극 공략 나서
"전두환도 공과 있고 이승만 농지개혁도 인정"
국민의힘 향해서는 "100조원 당장 하자" 촉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칠곡·구미·안동=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1일 경북 칠곡,구미와 고향 안동을 돌며 경북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적 인물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설립한 금오공과대학교를 방문하고, 연설에서는 그의 공과를 인정하자고 강조했다. 보수색채가 강해 민주당의 ‘험지’인 TK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칠곡 가산면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모든 정치인은 공과가 공존한다.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며 즉석 연설을 했다. 그는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은 ‘3저 호황’을 잘 활용해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중대범죄다”라고 했다.

이어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딱 한 가지 칭찬받을 것은 농지개혁을 한 것”이라며 “당시에 대한민국이 갖고 있던 가장 유력한 생산수단인 논밭을 진짜 농사짓는 사람이 가지도록 만들어 경제가 급속히 성장했다. 그 점에서는 인정할만한 부분도 조금은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설립한 금오공대에서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구미전자단지도 박 전 대통령이 만들었다. 과거에는 TK 경제가 활력을 갖고 있고 경제성장의 한 축을 이뤘었다”며 “지금은 수도권으로 가며 활력을 잃어가는 것 같다. 수도권 중심의 일극 경제가 한계를 노출하고 국가성장을 가로막는 상태가 됐다”고 꼬집었다.

오후에는 고향 안동에 있는 중앙신시장을 방문했다. 시민들과 상인들은 고향으로 돌아온 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시장에서 간이 사다리에 올라가 즉석 연설을 했다. 그는 “인권 침해, 민주주의 파괴, 불법정치라는 명백한 과오가 있긴 하지만 대한민국을 산업화를 통해 경제대국으로 만든 공이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박정희”라며 “우리가 진영이 나뉘어 네 편은 무조건 나쁘고 내편은 무조건 옳고 할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잘한 부분은 인정하고 잘못된 부분은 지적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되, 잘한 것은 계승해서 더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안동 MBC에서 경북 지방의원 지지선언 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는 질문에 “현재 사법적 판단을 받고 복역 중인 분에 대해서는 공과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사면은 결국 대통령의 통치권 행사에 해당되는 부분이고 국민적 합의가 따라야 한다. 본인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는 발언도 없는 상태에서 시기상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박정희 껴안기’로 보수 표심을 적극 공략한 뒤에는 상대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서도 직격을 날렸다. 이 후보는 이날 시장 연설에서 “윤 후보가 50조원 지원을 한다 해서 적극 찬성한다고 했더니 내년에 당선되면 하겠다고 한다”며 “내년에 당선되면 하고 안 되면 못하겠다는 이야기 아니냐. 빈말인지 이번에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했다. 그러자 시민들은 “다 죽고 난중에 하라캐라!”라며 화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제시한 ‘100조원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야당이 100조원을 지원하자했으니 이제 포퓰리즘, 퍼주기 소리는 못할 것”이라며 “그러니 이번에 임시회를 소집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합의하고 정부에 요청해 100조 지원방안을 만들자. 동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100조원 제안을 받겠다. 뒤로 빼지 말고 본인들의 성과라고 인정해 줄 테니 지금 하자”라며 “동의하지 않으면 국민의 주권을 사기치는 주권사기집단 상습범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장 연설에서는 배우자 김혜경씨도 동행했다. 시민들은 “이재명은 합니더”, “이재명은 되니더” 구호를 외치며 고향을 방문한 이 후보를 환영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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